무한도전 고성·막말 자막 손본다…방송심의위 “품위 저해…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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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9일 07시 00분


제작진 “겸허히 수용”…일부선 “예능인데…”

‘예능에도 품위가 있어야 한다?’

MBC ‘무한도전’이 방송의 품위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해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심의위는 최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무한도전’에 대해 경고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경고는 방송사업자 심의 과정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는 법정 제재다.

방통심의위는 “출연자들이 과도하게 고성을 지르거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는 내용을 장시간 방송한 것과 관련해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아 중징계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가 문제 삼은 장면은 하하가 고성을 지르는 모습과 게스트 정재형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는 모습과 함께 등장한 ‘다이X6’이라는 자막. 출연자들이 벌칙을 받는 장면에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리는 장면과 ‘쫘악’ ‘착 감기는 구나’ 등의 자막, 게스트 개리가 특정 브랜드 명이 적힌 상의를 착용한 장면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의 연출자 김태호 PD는 “반복적인 대화나 행동은 출연자의 캐릭터 설정에도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이를 시청자가 자연스런 웃음의 장치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지적 받은 내용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방송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방통심의위의 기준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는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PD는 “예능 프로그램에 품격을 요구하는 것은 도덕 교과서 같은 계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평가 기준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흔히 등장하는 수위의 표현이라는 반응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무한도전’과 관련한 심의는 29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상정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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