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브라이트 라이트’ 발매한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

  • Array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아직도 가슴 저미는 노래만? 이번엔 희망도 노래합니다”

디어클라우드는 슬픔의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다독일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한다. 왼쪽부터 용린 이랑 나인 광석 정아. 뮤직커밸 제공
디어클라우드는 슬픔의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다독일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한다. 왼쪽부터 용린 이랑 나인 광석 정아. 뮤직커밸 제공
그럴 때가 있다. 답답하고, 툭 건드리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감정을 쉽게 내보일 수 없는 현대인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엔 몇 가지가 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아니면 디어클라우드의 음악을 듣거나.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나인)

5인조 밴드 디어클라우드는 2007년 데뷔한 이후 줄곧 슬픔이라는 감정을 음악 속에 품어왔다. 복잡한 감성을 세밀하게 건드리는 가사와 중성적인 보컬, 감정을 극대화하는 멜로디가 어우러진 이들의 음악은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슬픔을 건드리는 동시에 따뜻하게 감싸주는 때문인지 이들의 공연은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로 가득하다.

“예전보단 조금 밝아졌어요. 물론 아직도 어둡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디어클라우드는 최근 발매한 3집 ‘브라이트 라이트’엔 ‘이미 오래전 이야기’처럼 가슴을 후비는 노래도 있지만 ‘널 위해서라고’처럼 언젠가 만날 것을 기대하거나 ‘행운을 빌어줘’처럼 희망을 얘기하는 노래도 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이 각자 곡과 가사를 짓는 디어클라우드는 10곡의 녹음이 모두 끝난 뒤 만장일치로 용린의 ‘널 위해서라고’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연습할 때 가장 기분 좋고 신나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곡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다들 마음속으로 ‘이 곡이 타이틀이다’란 생각을 했어요.”(이랑)

앨범을 가만히 듣노라면 첼로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귓가를 꽉 채운다. 특히 ‘행운을 빌어줘’와 ‘이미 오래전 이야기’는 현악기로 시작되는 덕분에 전체 멜로디와 느낌이 따뜻하고 풍부해졌다. 디어클라우드는 좀 더 욕심을 내 미카, 뮤즈 등 유명 뮤지션의 음반을 마스터링한 영국 엔지니어 마젠 무라드에게 마스터링을 맡겼다. 멤버들은 “돈은 좀 들었지만 음악의 질감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디어클라우드는 앨범 작업과 동시에 아날로그 사진집 제작에 참여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즉석 카메라를 생산하던 미국 폴라로이드사는 그동안 비틀스, 루이 암스트롱, 레이디 가가 등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과 사진집을 만들어왔는데 디지털카메라의 발달로 2008년 즉석사진 필름 생산을 공식 중단했다. 이 즉석사진 부문을 인수한 오스트리아 임파서블사가 이 사진집 프로젝트를 재개하면서 영국의 디셈버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디어클라우드와 함께 사진집을 만든 것.

그 덕분에 멤버들은 서로의 모습과 마음에 드는 풍광을 원 없이 필름에 담을 수 있었다.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는 멤버들은 “즉석사진의 빈티지한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규 사진집은 가을에 나올 예정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