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렬 “21년만에 대학생…부모님 생각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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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7시 00분


■ “나 이제 대학생이야!”…경희사이버대 합격

합격 문자 받을땐 세상 다 얻은 듯
자랑스러운 아빠 모습 보여줘 뿌듯
이젠 아들과 함께 공부할거예요

김창렬은 11학번 대학 새내기가 되면서 아들 주환(아래) 군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스포츠동아DB
김창렬은 11학번 대학 새내기가 되면서 아들 주환(아래) 군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스포츠동아DB
“하늘에 계신 부모님과 아들 주환이가 가장 기뻐할 것 같아요.”

DJ DOC의 김창렬이 드디어 대학생이 됐다. 지난해 검정고시와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차례로 치른 김창렬은 5일 2011학년도 경희사이버대학교 정보문화예술학부 문화예술경영학과에 합격했다. 1990년 서울 공항고등학교를 중퇴한지 21년 만에 대학생이 된 것이다.

이날 오전 학교 측으로부터 ‘합격통지’ 문자 메시지를 받은 김창렬은 스포츠동아와 전화인터뷰에서 “고등학교도 중퇴했던 내가 대학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직 믿을 수 없다. 벅찬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며칠 전까지 합격자 발표가 오늘 있는 줄 알았지만, 막상 문자 메시지를 받으니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렬은 전날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늦잠을 잤다. 그는 “축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는데, 기쁜 소식을 아직 가족들에게 전하지 못했다. 일어났더니 아들 주환이는 유치원에 갔고 아내도 자리를 비웠다. 나 혼자 소리 지르며 좋아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합격 통지를 받은 후 부모님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한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이 소식을 알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생각했다. 두 분 살아생전에 이런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정말 아쉽다.”

부모님을 떠올리며 잠시 목이 메었던 그는 “그래도 아들 주환이에게 아빠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김창렬은 처음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은 아들 주환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되자, 아들에게 부족한 아버지로 남기 싫었기 때문. 그래서 그는 대학 합격의 소감에서 당당한 아빠가 됐다는 설레임을 강조했다.

“주환이가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먼 훗날 아빠가 이렇게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뻐할 것 같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주환이가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아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설렌다.”

● “올해는 회사 차려 후배 키우고 싶어”

김창렬은 전화 인터뷰 내내 가끔 “나 이제 대학생!”이라고 소리치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김창렬은 연예인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 사이버대학에 진학했다.

“사실 경험해 보지 못한 캠퍼스 생활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일과 공부, 어느 하나 소홀하기 싫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이버대학을 택했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1주일에 1, 2차례 출석하면 된다고 해서 내 상황과 딱 맞았다. 올해도 계획들을 많이 세웠다. 김창렬 개인 회사도 차려서 후배도 키우고 싶고, 저를 발전시키는 데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는 대학 공부에 대해 “머릿속이 흰 도화지처럼 하얘서 배우는 것 그대로 흡수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공부처럼 재미있는 것은 없다. 성적은 내가 하기 나름이지만, 내가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인 만큼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렬은 새해 소망으로 “남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나 살기에 바빴고, 혼자만 생각했다. 이제는 남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처음엔 늦은 공부라 창피하고 부끄러웠는데, 지난해에 공부하면서 ‘광대이고 딴따라’인 내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잃었던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또 다른 새해 소망은 같은 그룹의 멤버 이하늘과 정재용도 대학 진학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내가 해보니까 재미있더라.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이 형이나 재용이도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두 사람 자신을 위해서 도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하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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