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남편 “KBS는 아내를 제자리로 갖다놔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8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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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김미화 씨의 남편이 28일 KBS를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shyshyshy99)에 올렸다.

김 씨의 남편 윤승호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오전 올린 글 'KBS는 김미화를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에서 "핵심은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여부"라며 "김미화가 누구에게 그 얘기를 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총 26시간 동안 경찰은 이 문제에만 매달렸다"고 비판했다.

윤 씨는 "이전부터 'KBS 블랙리스트'의 존재 가능성은 KBS 노조 등 여러 통로를 통해 알려졌다"며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밝혀 달라고 김미화가 자신의 소통 공간에서 말한 것이 형사고소 당할 일인가?"라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시간의 고소인 'KBS방송공사'는 명예를 가진 인격권의 주체가 아니고,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제소할 수 없다는 게 정설"이라며 KBS가 무리하게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모든 지엽적인 상황에 대해 저희 부부는 더는 대응하지 않도록 하겠다. 오로지 이 사건의 본질이자 핵심인 'KBS 유형, 무형의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만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윤 씨는 "제 처, 김미화의 꿈은 코미디언으로 남는 것"이라며 "죽을 때 본인의 묘비에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새겨 달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김미화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투사'의 이미지로 통한다"며 "김미화가 더 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않도록 내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윤 씨가 입을 연 것은 4차 경찰 조사에서 KBS2 '연예가 중계' 작가와 대질 심문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KBS는 김미화 씨가 남편의 음반을 홍보하려고 '연예가 중계'에 수개월간 남편의 출연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트위터에 문제의 'KBS 블랙리스트' 관련 글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경찰은 김 씨와 작가 A 씨를 대질시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씨는 26일 취재진 앞에서 "친구인 '연예가중계' 작가에게 남편의 음반 쇼케이스 취재 의사를 물은 적이 있다"며 "친구의 답변은 '김미화는 출연 금지 문건이 있어서 출연이 어렵다'였다"고 밝혔다.

그러자 작가 A 씨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연금지 문건을 말한 사실이 없고, 당시 출연을 거부한 건 김미화 씨가 아니라 그 남편"이라며 "김 씨가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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