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성우 서혜정

  • 동아일보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1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성우는 천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하죠. 실제로 캐릭터에 몰입하고, 그 캐릭터처럼 살다보면 새로운 목소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김현수 앵커) 미국드라마 X파일의 '스컬리 요원'으로 유명한 성우 서혜정 씨는 인생 자체가 성우라고 말합니다. 맡은 캐릭터처럼 행동하고 살기 때문인데요, 최근 독특한 나레이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서혜정 씨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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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 남자 몰라요…"

요즘 이 목소리를 모르면 '어느 별에서 왔냐'는 말을 들을 지도 모릅니다.

성우 서혜정 씨의 건조한 나레이션은 단연 인기입니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서, 각종 광고 내레이션까지, 대중에게 가까워진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인터뷰) 서혜정 / 성우
"우리가 얼굴이 알려지는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밖에 나가도 아무도 못알아보니까. 목소리로, 근데 아 목소리로 이정도로 인기를 누린다면 이건 대단한 거구나 그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감독은 처음 감정과 운율을 모두 뺀, 그러면서도 기계음 갖지 않은 목소리를 주문했습니다. 처음엔 헤맸습니다.

(인터뷰)
"이게 제일 어려운 게 뭐냐면 성우라는 직업이 멘트에 감정을 넣잖아요. 휴먼다큐할때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요렇게 흔들 수 있는, 감정을 넣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데, 목소리 연기자잖아요, 그런데 감정을 빼라고 하니까…"

흔히들 성우는 '천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맡은 캐릭터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목소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서혜정 씨의 몰입 방법은 색깔연상하깁니다.

(인터뷰)
" 저는 색깔을 연상해요. 예를 들어서 스컬리다, 스컬 리가 굉장히 지적인 여자잖아요. 그럼 이지적인 그런 느낌? 그럴 때는 아주 고급스런 블루톤을 생각해요. 항상 머리 속에 블루톤을생각하면서 더빙을 해요. 제 소리를 블루톤에 입혀서 낸다고 할까?"

성우의 꿈은 어릴 때, 어머니 옆에서 라디오 드라마를 들으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서울예대 재학시절 KBS 성우 공채에 합격해 꿈을 이뤘지만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동기들보다 한참 데뷔가 늦어졌습니다. 연습하고 또 연습했습니다.

(인터뷰)
"저희 동기들 다 외화에서 주연하고 이러저러한 역 할 때, 저는 늦게 데뷔를 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뭐든지 늦되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그 과정이 참 하나님께 감사한 게 뭐냐면 내가 다지는 기간이었던 거예요. 나는 다지는 시간이 남들보다 길었으니까 어떤 거에 발탁이 됐을 때 열매를 똑 따먹게 돼는 거죠."

서혜정 씨의 목소리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쉽게 만나게 됩니다. 114 전화번호 안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한국말 서비스, 교통방송TBN 주말 음악방송 DJ. 그리고 최근엔 신경숙 씨의 베스트 셀러 '엄마를 부탁해' 오디오 북 녹음도 맡았습니다.

성우들의 영역이 전보다 줄었다고 하지만, 서혜정 씨는 새로운 영역을 넓혀갑니다.

(인터뷰)
"성우에 대한 인식을 자꾸만 대중들 속에 자꾸만 친숙하게 만들어 놔야 겠다. 그래야지 우리 후배들이 친숙하게 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영역을 내가 넓혀야 겠다, 내가."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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