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4인조 시크릿 “지하방 생활·민낯 공개…뭐, 그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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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9일 07시 00분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신예 여성 그룹 시크릿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KBS 2TV ‘청춘불패’를 통해서도 인지도를 얻고 있는 시크릿은 송지은, 전효성, 징거, 한선화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신예 여성 그룹 시크릿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KBS 2TV ‘청춘불패’를 통해서도 인지도를 얻고 있는 시크릿은 송지은, 전효성, 징거, 한선화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여성 4인조 그룹 시크릿은 자신들을 가리켜 ‘지하돌’이라고 한다. 걸그룹 멤버들의 ‘야생체험기’를 보여주는 KBS 2TV ‘청춘불패’에서 최근 그녀들이 지내는 반지하 숙소가 공개된 후 팬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이들의 숙소는 서울 청담동의 한 연립주택 반지하이다. 방 두 개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네 멤버가 함께 지낸다. 방 하나는 ‘옷방’으로 쓰고, 다른 방에 두 개의 침대를 들여놓고 함께 잔다. 네 명이 한 방에서 지내니 비좁을 것 같고 사생활이 없을 것 같았다.그런데 시크릿은 한 방에서 매일 부대끼다보니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져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민낯에 헝클어진 머리로 잠자고 있는 모습이 ‘청춘불패’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것은 여자로서 민망했을 것이다.
“우리 진짜 리얼이죠? 잠자는데 카메라 불빛이 환하게 들어와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쑥스러웠는데, 한번 보여주고 나니 이젠 괜찮아졌어요. 다른 걸그룹들이 우리처럼 민낯을 보여주지 않았을 걸요?”

걸그룹 홍수 속에 시크릿은 자신들의 차별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데뷔전 이미 케이블TV 채널 ‘시크릿 스토리’란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멤버 한선화(19)는 ‘청춘불패’ 출연으로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5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에 출연했던 그녀는 몇 번의 좌절을 딛고 올 초 시크릿 오디션에 합격했다.

전효성(20)은 2005년 ‘제 2의 신화’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배틀 신화’의 여성 우승자였다. 유빈(원더걸스), 유이(애프터스쿨) 등과 여성 5인조 그룹 오소녀로 데뷔를 준비했으나 2007년 팀이 해체됐다. 유빈과 유이의 성공에 기뻐하고 박수를 보냈지만,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동시에 커졌다.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연습으로 참아냈다.

메인보컬 송지은(19)은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여성 3인조로 데뷔하려다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다. 연습생으로 4년의 시간을 지냈고 ‘에어시티’의 ‘러닝 투 플라이’, ‘비천무’의 ‘비천무가’ 등 드라마 삽입곡을 불렀다. 래퍼 징거(본명 정하나·19)는 중학교 3년부터 춤을 배운 ‘스트리트 댄서’ 출신이며, 크럼프 댄스와 랩에 능하다. 시크릿은 힙합을 기본으로 다양한 음악을 추구한다. 하지만 데뷔곡 ‘아이 원트 유 백’은 대중성을 감안해 부드럽고 말랑하다. 현란한 의상에 중독성 강한 전자음의 음악을 하는 다른 걸그룹과 비교하면 ‘싱거운’ 편이다.

하지만 이들은 유행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을 위해 미디엄 템포의 팝 댄스곡을 선택했다. 데뷔 싱글에 함께 수록된 ‘3년6개월’은 시크릿의 3년6개월의 연습기간에 흘렸던 땀과 눈물을 담은 곡이다.

“데뷔가 늦다보니 다른 걸그룹의 ‘아류’ 아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기존 걸그룹들은 강렬한 음악을 하지만 우리는 좀 말랑말랑하죠.”

멤버들은 모두 저마다 좌절과 기다림을 이겨냈기에 이번 활동이 소중하다. 전효성은 “시크릿이 잘 안될지 모르겠지만, 이젠 어떤 어려움도 굳은 의지로 이겨낼 내성이 생겼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송지은도 “많이 기다리고 연습했던 만큼, 자신감이 충만하다. 악플이라도 관심으로 생각하고, 악플로 인해 반성도 많이 한다. 거대 기획사가 아니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나가는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보여줄 게 많은, 비밀이 많은 팀이라 우리가 시크릿이에요. 대중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감성 아이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 아이들’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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