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여자들의 나쁜 유혹 왜 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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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안방극장 ‘팜 파탈’ 전성시대

‘선덕여왕’의 고현정(오른쪽), ‘천사의 유혹’의 이소연, ‘미남이시네요’의 유이(왼쪽), ‘열혈장사꾼’의 채정안, ‘망설이지마’의 배민희는 요즘 안방극장의 팜 파탈 붐을 이끄는 주인공들이다. 이러한 강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반면 너무 잦은 등장에 식상함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스포츠동아DB
‘선덕여왕’의 고현정(오른쪽), ‘천사의 유혹’의 이소연, ‘미남이시네요’의 유이(왼쪽), ‘열혈장사꾼’의 채정안, ‘망설이지마’의 배민희는 요즘 안방극장의 팜 파탈 붐을 이끄는 주인공들이다. 이러한 강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반면 너무 잦은 등장에 식상함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스포츠동아DB
안방극장에 ‘악녀’들이 넘쳐난다.

화려한 아름다움 속에 악마적인 심성을 숨긴 채 남자를 파멸로 내몰아 드라마의 긴장을 높이고 더 나아가 시청률을 이끄는 역할까지 맡은 ‘팜 파탈’들이다.

MBC ‘선덕여왕’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 고현정을 비롯해 SBS ‘천사의 유혹’의 이소연, ‘미남이시네요’의 유이, KBS 2TV ‘열혈장사꾼’의 채정안. 모두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팜 파탈’들이다.

이 중 ‘팜 파탈’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은 역시 미실역의 고현정이다. 뛰어난 미모와 색공을 무기로 권력을 휘어잡고 모든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미실의 행보가 어떠냐에 따라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오르내린다.

‘천사의 유혹’의 이소연은 정략결혼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내연남을 이용하는 등 섬뜩한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유이 역시 ‘팜 파탈’을 선택했다. 유이는 ‘미남이시네요’에서 겉으로는 착한 ‘국민 여동생’ 톱스타지만 장근석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과 눈물을 달고 산다.

MBC 아침드라마 ‘망설이지마’의 배민희는 사랑하는 남자를 얻기 위해 협박 등 나쁜 짓을 서슴지 않고, ‘열혈장사꾼’의 채정안은 차 한 대를 더 팔기 위해 미모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CP는 “드라마 속 팜 파탈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캐릭터”라며 “권선징악의 구도를 좀더 명확하게 만들어주어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쉽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 ‘타짜’의 강성연, ‘미워도 다시 한번’의 전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열풍이 불고 있는 드라마 속 ‘팜 파탈’ 캐릭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면서 요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이 등장한 것에는 동감한다”며 “그러나 인기가 높다고 해서 비슷한 캐릭터가 여기저기서 등장해 오히려 식상함을 안길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여성민우회는 최근 드라마에 대한 모니터 발표에서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비이성적이고 너무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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