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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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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시청자 의견을 임의로 덧붙이거나 왜곡했다고 지적받은 MBC ‘100분 토론’에 ‘주의’ 결정을 내렸다.
본보 6월 2일자 A20면 참조 ▶ MBC ‘100분 토론’ 시청자 의견 조작 논란
방통심의위는 “(100분 토론이) 여러 사람의 글을 부분적으로 발췌해 편집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단어를 바꾸고 배열하기에 따라 의미가 상당히 달라지므로 의도하지 않아도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C ‘100분 토론’은 5월 14일 ‘한국사회 진단과 미래논쟁3-보수, 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편에서 시청자 서모 씨가 게시판에 올린 의견이라며 “진보진영이 민주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소개했지만, 방송 후 서 씨는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시청자 조모 씨의 의견으로 “진보든 보수든 다 나라 사랑하고…”를 소개하면서 진보는 ‘좌파’로, 보수는 부정적인 의미의 ‘수구’로 바꿨다.
‘법원장 e메일 왜 논란인가’(3월 12일)에서도 이모 씨의 글이라며 “집회 시위 사건은 컴퓨터 배당을 자주 한다는데 왜 굳이 보수적인 판사에게 임의배당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씨는 “신속한 판결을 독려하기 위해 법원장이 보낸 메일이라면 그 신속함으로 억울한 국민이 생긴다는 것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썼다.
‘100분 토론’ 제작진은 8일 의견진술을 통해 “생방송이라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많은 의견을 소개하려다 발생한 일로 의도성, 이념적 편향성을 갖고 저지른 건 아니다”라며 “누리꾼의 의견에 문맥, 어법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아 작가가 정리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