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맥그리거와 함께 떠나는 아프리카 오토바이 대장정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7분


‘롱 웨이 다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서 내일부터

“아프리카 대륙을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건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겉만 보며 상상하는 게 아니라 진짜 아프리카의 실상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죠. 그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영화 ‘아일랜드’ ‘트레인스포팅’ ‘물랑루즈’ 등에 출연했던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38·사진 왼쪽)가 오토바이를 타고 3개월 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했다. 2007년 유니세프와 손을 잡고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 위해 나섰던 대장정이 21일부터 케이블TV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을 통해 국내에 첫 방영한다.

매주 목요일 밤 12시에 방영하는 10부작 시리즈 ‘롱 웨이 다운’은 제목 그대로 맥그리거와 동료 배우 찰리 부어맨의 아프리카 종단을 담은 다큐멘터리. 7월 26일(현지 시간) 스코틀랜드를 출발해 에티오피아와 수단, 우간다, 말라위 등을 거쳐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타운까지 방문했다.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보통 아프리카하면 기근이나 야생만 떠올리는데 그것 말고도 다양한 모습을 가진 곳”이라면서 “각 나라마다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물론 아프리카는 아름답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서 보던 풍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죠.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에게 정말 위험한 환경도 존재합니다. 집과 학교, 들판에 지뢰와 불발탄이 깔려 있어요.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세계가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맥그리거와 부어맨이 유니세프와 함께 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는 영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미국 뉴욕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롱 웨이 어라운드’에도 도전했다. 맥그리거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거친 삶을 직접 보고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니세프와의 여행은 항상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씩씩한 말투와 달리, 오토바이 여행은 쉽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와 깊은 모래밭, 시시각각 몰아치는 뇌우로 그들은 3개월 내내 고생한다. 심지어 맥그리거는 수단에서 에티오피아로 가는 길에 오토바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도 당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이 모든 나라를 꼭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프리카에는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여행객이 아닌 진정한 조력자로서 말이죠. 거기엔 초가지붕과 진흙 오두막으로 이뤄진 진짜 ‘삶’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우린 거기서 세상을 경험하며 행복을 맛봤습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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