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김시진 “땅볼 쳐도 전력질주…양준혁을 배워라”

  • 입력 2009년 5월 14일 08시 04분


2군 간 이숭용·송지만에 따뜻한 조언

13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김시진 감독은 2군에 내려간 이숭용과 송지만의 동반부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김 감독은 “아직 스스로 5-6년은 충분히 뛸 수 있다는 데 뭘”이라며 따뜻한 미소로 답했다.

그러나 이내 “잘 치면 1군에 바로 올라올 수 있지만 그만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숭용과 송지만은 팀의 간판이지만 그와 상관없이 실력이 있어야만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냉정하게 선을 그은 김 감독은 “어느새 두 선수가 노장 소리를 듣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그리고 현역시절 은퇴를 결심했을 때를 털어놨다.

“1992년 서른여섯 롯데에 있을 때인데, 캠프 때 그만큼 열심히 연습한 적이 없었다. 자신감이 넘쳤는데 던지면 안타를 맞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김 감독은 “현역 때 코치들에게 ‘야구만 잘하면 돈도 많이 벌고 여성 팬들한테 인기도 끌 수 있다. 지금은 친구든 뭐든 다 참아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렇지만 젊은 혈기에 등판 전날에도 친구들 만나 술도 한잔 하고 했다. 은퇴 후에 그 때 코치들 말이 가슴이 많이 와 닿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이어 “노장선수 치고 ‘이제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절대 없지만 모두 스스로 느끼는 시기가 있다. 요즘 젊은 선수들 한 해 반짝 잘 하면 야구 참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젊을 때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양준혁과 송진우는 야구인으로 정말 대단하다. 양준혁 땅볼 치고 1루로 전력질주 하는 것 봐라. 그 만큼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지금 나이에도 뛸 수 있는 거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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