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한국서 미디어 개척기업 나올수 있게 자본 유치”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최시중 방통위원장 美서 회견
“매체간 규제 허물고 자본 유치하겠다”

“21세기 한국의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나올 수 있도록 개방적 시장(open market)과 적은 규제(less regulation) 정책을 추진하겠다.”

미국 방송통신업계를 순방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은 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에 만난 미국 미디어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보기술(IT)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했다”며 “매체 간, 산업 간 장벽을 허물고 새 자본을 미디어산업에 유치해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미디어 개척 기업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워싱턴)를 비롯해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와 CNN(뉴욕), 월트디즈니(로스앤젤레스)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타임워너 부회장, 월드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 등에게 미국에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많은 이유를 묻자 ‘개방적 시장’과 ‘적은 규제’를 들었다”며 “한국의 IT와 하드웨어를 부러워하며 디지털 콘텐츠의 테스트 베드(시험실)로 한국 시장을 활용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디어 개척의 사례로 1980년 테드 터너 CNN 회장의 ‘24시간 뉴스’ 도입을 들었다. 당시 모두 24시간 뉴스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신념과 도전정신으로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됐다는 것.

최 위원장은 “일각에선 경제가 어렵다, 미디어 기업의 자본이 열악하다, 언어 장벽이 있다며 한국에서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출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우리가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숟가락을 얹는 식으로 무언가를 성취한 적은 없었다”며 “디지털 시대를 앞둔 우리가 한국의 테드 터너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려고 하는 첫 출발점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미디어 관계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임워너와 디즈니 등 미디어그룹이 핵심 역량을 토대로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새 시장을 만든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워너는 미디어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 쪽으로, 디즈니는 엔터테인먼트로 시작해 ABC방송 인수 등 미디어 쪽으로 진출하는 등 매체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