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쇼에 박중훈이 없다? 방송 두달…시청률 부진 3가지 이유

  • 입력 2009년 2월 18일 07시 27분


연예계에서 탁월한 입담을 가진 스타로 꼽히는 박중훈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KBS 2TV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 밤’(이하 ‘박중훈 쇼’) 진행을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박중훈 쇼’는 지금까지도 “재미없다”, “80년대 프로그램 같다”는 시청자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논란을 반영하듯 시청률도 지난해 12월 14일 첫 방송에서 11.3%(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한 후, 15일 방송까지 한 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출발 당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끌었던 ‘박중훈 쇼’가 이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방송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점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다. ‘박중훈 쇼’는 정통 시사토크쇼를 표방했지만 첫 회 장동건이 출연한 것을 비롯해 정우성, 김태희, 안성기, 차태현, 주진모 등 연예인 위주의 게스트가 등장했다.

물론 여성 국회의원들과 3당 원내대표, 정몽준 의원 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점이 오히려 ‘도대체 토크쇼의 대상이 누구냐’는 의문만 증폭시켰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차라리 연예인 토크쇼로 바꾸던지, 시사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틀던지 색깔을 분명히 해라”라는 글을 올렸다.

프로그램의 정체성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질책이 쏟아지는 것은 참신성의 부족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게시판을 통해 ‘진부하다’ ‘특색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진행자 박중훈의 밋밋한 진행이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각종 무대에서 입담을 과시했지만, 정작 자신의 토크쇼에서 특유의 색깔 있고 날카로운 질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장동건과 정우성에게 “여자 외모 중 어디를 보는가” “마음에 드는 여성이 노래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등의 식상한 질문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박중훈은 1월 초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미를 위해 게스트를 초대해놓고 막말에 가까운 토크쇼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나친 신중함은 오히려 시청자의 외면을 불렀다.

물론 이렇게 연예계에서 ‘말발’로 두 번째라면 서러운 그가 이렇게 토크쇼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는 아직까지 ‘게스트 박중훈’의 재치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진행자 박중훈’을 낯설어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게스트의 대답 별다른 호응 없이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평면적인 진행이나 딱딱한 분위기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박중훈쇼’의 서용하 PD는 “박중훈의 퍼스널리티를 살리는 정통 토크쇼를 지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방송 경험이 적어 다소 세련되지 않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지만, ‘박중훈 쇼’가 아직 채 정착되지 않은 과정에서 나오는 시청자들의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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