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해 “에덴 첫 미팅… 작가선생님께 6시간 깨졌어요”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8시 23분


“혹독한 전환점을 맞고 있어요.”30% 대에 육박하는 시청률. 잠시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던 흥행 불패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데도 그녀는 단 한 마디 자랑도 늘어놓지 않았다. ‘허민녕의 스타트랙’ 여섯 번째 손님은 배우 이다해다. 그녀는 요즘 장안의 화제란 말이 딱 들어맞는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에 출연 중. 이다해와 주고받은 이야기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원 톱 혹은 투 톱만 줄곧 해왔던 잘 나가는 여자 톱스타가 뼈저리게 체험 중인 ‘2차 성장기’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다해인데…’란 톱스타의 프리미엄은 이번 드라마에선 전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녀는 한편으로 당황스럽지만(?)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는 그 과정을 무모하리만치 솔직한 마음을 담아 담담하게 털어놨다.

- ‘마이 걸’, ‘헬로 애기씨’ 등 원 톱만 맡아왔던 당신.

“주인공 많이 나오는 드라마가 사실 달갑진 않았어요. ‘에덴의 동쪽’ 포스터 보셨어요? 등장인물이 무려 9명. 사실 이야기나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첫 미팅을 나갔었죠. 굉장히 ‘못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그 달갑지 않던 드라마에 지금 나오고 있지 않은가.

“첫 만남에서 작가 선생님한테 쉬지 않고 6시간이나 혼났어요. 목소리가 마음에 안 든다, 몸은 왜 이렇게 비쩍 말랐느냐 등등. 욕만 실컷 먹고 끝나는가 싶더니 작가님이 의상 맞춰야 하니까 시간 비우라고 하시더라고요. 오기였던 것 같아요. 이다해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죠.”

- 오기로 저지른 일은 ‘오판’으로 끝나는 일이 사실 허다하다.

“처음엔 그런 마음도 조금 있었어요. 데뷔해서 이렇게 많이 혼난 적이 없었거든요. 주말마다 찾아오는 대본 연습이 그야말로 고통이었죠. 어디 작가님뿐인가요, 극중 아버지인 박근형 선생님한테도 눈물 쏙 빠지게 혼도 나고…, 고백하자면 오기란 초심은 온데간데없고 ‘내일은 덜 혼나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바뀌더라고요.(웃음)”

- 50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반환점. 배우로서 제 요즘이 그런 듯해요. 운이 좋았고, 덕분에 빨리 올라섰고 그래서 건너뛴 것도 많았던 거 같아요. 솔직히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앞에 서는 원 톱, 투 톱이 아니면 안 한다는 마음이 강했죠. 이젠 전체 배우중 ‘N분의 1’로서 진정한 역할을 알게 됐지요. ‘에덴의 동쪽’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모르고 지났을지도 몰라요.”

- 원 톱이 아닌 ‘N분의 1’로선 어떻던가.

“치열해지죠. 예를 들자면 출연자가 너무 많아 대본 연습할 때면 의자가 모자라거든요.(웃음) 의자 싸움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남보다 일찍 오는 수 밖엔 없는 거예요. 동료 연기자 간에 우애란 것도 새삼 느껴요. 아이러니하게도 극중에 사이가 안 좋은 신가네(조민기, 박해진, 한혜진)랑 매우 친하게 지내지요.”

- (반사적으로) 박해진?

“이래서 연기자는 한 편으로 불쌍하다고요. 친분이 스캔들로 너무 쉽게 번지잖아요. 최근에 때 아닌 배우 이민기와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지요. 조민기 선배와 얼마 전 술자리를 가진 일이 있었는데요. 조민기가 이민기로 와전돼 소문이 난 거에요.(웃음)”

-그러고 보면 사실적인 멜로 연기가 스캔들을 양산하는데 기여하는 바도 크다.

“이번 드라마에선 애정 연기를 안 시켜주시네요. 여태껏 멜로 전문이었는데. 캐릭터의 변화는 좋은데, 솔직히 멜로 연기가 조금 그립긴 해요. 연기를 빌미로 간접적이나마 연애 경험도 해보고 그런 게 전혀 없네요.”

-사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애정 연기를 하다보면 정말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까.

“연기지만 연기하는 순간엔 연애라고 생각하고 하지요. 전 그래요, 약간의 가슴 떨림도 있고 설렘도 있고. ‘에덴의 동쪽’에선 연정훈 선배와 연인 관계인데요. (잠시 머뭇거리며) 과거 작품들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 아니던데요. 그가 유부남이다 보니까 사심이 들어갈 수 없는 연기인 것이죠.(웃음)”

- 계절은 가을이고, ‘에덴의 동쪽’에서도 얽히고설킨 애정 구도가 농익고 있다.

“일단 전 연예인이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긴 힘들 것 같아요. 사람들 눈치 보며 연애하는 게 전 싫거든요. 숨어서 교제하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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