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유포 용의자 사과, 나갈 때는 변장 탈출

  • 입력 2008년 10월 7일 17시 27분


최진실 사채 관련 악성 루머를 퍼트린 혐의를 받아온 증권사 여직원 백 모 씨(25)가 경찰 조사 과정서 용서를 빌었다. 백 씨는 7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 최진실 사채 관련 악성 루머를 배포한 것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3시간 동안 백씨를 대상으로 최진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루머를 퍼뜨렸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추가로 소환해 보강수사를 벌였다. 이날 그녀를 조사한 서초경찰서 사이버수사대 담당 형사는 “수사에 비교적 협조적으로 임했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있었다”며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듯 했고, 상당히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백 씨는 포털사이트 증권 까페에 ‘최진실이 죽은 안재환에게 25억 원을 빌려줬다’는 루머를 퍼트린 혐의로 9월 불구속 입건됐다. 특히 최진실이 죽기 전날 백 씨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흥분해 언쟁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에 대한 추가 수사에 이목이 집중됐다.

경찰은 조사 후 브리핑에서 “개인간의 전달이긴 하지만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는 사실을 알고 유포한 것은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백 씨 외 참고인들의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보강 조사를 실시한 뒤 이번 주 내로 수사가 종결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참고인 조사를 차분하게 임했던 백씨는 오후 4시께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에 몰려있는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안경으로 변장을 한 채 빠져나가는 기민함을 보였다.

당초 그녀는 오전에 파란색 스커트에 흰색 셔츠를 입고 경찰서에 출두했다. 하지만 나갈 때는 자주색 니트 조끼와 체크무늬 스커트로 옷을 갈아입은 뒤 출두할 때는 쓰지 않던 뿔테 안경까지 착용한채 경찰서 2층 계단과 연결된 야산의 등산로로 빠져나가 취재진을 따돌렸다.

백씨는 경찰서에서 빠져나간 이후 담당 수사관계자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는 여유까지 보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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