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돌이 스타’들 빛나는 인기…빗나간 건강

  • 입력 2008년 9월 30일 08시 16분


톱스타 장진영 위암판정 충격, 연예인 건강 그것이 위험하다

《최근 인기 스타 장진영이 위암 판정을 받아 팬들과 연예 관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더구나 위암을 발견한 계기가 체중이 줄고 속이 좋지 않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받았던 병원 건강검진이었다는 점에서 팬들이 느끼는 놀라움은 더욱 크다. 늘 화려한 조명 아래 완벽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연예인들. ‘건강’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부러움을 사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살인 스케줄과 인기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할 여유가 없는 고달픔이 숨어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번쯤 받게 마련인 건강검진. 하지만 인기와 상관없이 연예인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일 나온 쪽대본으로 툭하면 밤샘 촬영을 해야 하는 드라마 현장.하루종일 자동차 안에서 하루 세끼와 수면부족을 해결하면서 무대에 서는 가요계 현실은 그들이 마음 편히 아프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인기 있을 때 바짝 벌어야 한다’는 명제 속에서 사는 연예인의 건강을 짚어 보았다.》

‘일주일 내내 촬영…쪽대본은 기본…밤샘 촬영도 일상.’

요즘 드라마 촬영 현장은 한 마디로 고행의 연속이다. 일일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주말드라마, 미니시리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일단 방송이 시작되면 연기자 대부분 하루 종일 촬영 일정에 매여 산다.

촬영 시작 한두 시간 전에 나오는 이른바 ‘쪽대본’과 밤샘 촬영, 방송 당일까지 촬영해 바로 내보내는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는 연기자들의 심신을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종종 누적된 피로로 촬영 도중 쓰러지거나 탈진해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 한 편 끝내면 “몸무게가 3∼5kg가 저절로 줄었다”고 말하고, 종영 이후의 계획에 대해 “먼저 잠을 실컷 잘 것이다”라고 밝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제때 식사를 못하고 쪽대본을 짧은 시간에 파악해 연기해야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소화불량은 기본.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배우의 몸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부상을 당하거나 아파도 마음대로 빠질 수가 없다. 특히 맡은 배역의 비중이 클수록 어지간한 것은 그냥 참고 견뎌야 한다.

SBS 주말드라마 ‘유리의 성’에서 재벌2세로 출연하는 이진욱은 얼마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큰 사고가 아닌 가벼운 접촉사고였지만 바쁜 스케줄로 병원에서 정밀검사는 커녕 곧바로 촬영장으로 향해야 했다. 이진욱은 “주연이라 여유가 없다. 겉으로 보이는 큰 외상이 없어 그냥 속으로 ‘별 탈 없겠지’라고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KBS 2TV ‘바람의 나라’에서 송일국의 형 해명역을 맡은 이종원은 촬영 직전 오른쪽 중지를 삐었다. 하지만 손가락이 나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 구부러지지 않는 손가락을 칼에 테이프로 감고 액션 장면을 찍어야 했다.

남자배우들에 비해 체력이 약한 여배우들은 건강 문제에서 더욱 고생이 많다. 28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 출연한 강부자는 얼마전 황달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 간염 판정을 받았다. 촬영 일정에 쫓기며 과로가 누적된 것. 방송 일정상 입원을 할 여유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약만 지어먹고 통원 치료를 하며 드라마를 끝냈다.

강부자와 함께 출연한 김나운과 SBS ‘애자언니 민자’의 소이현도 최근 피로누적과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갔다. 하지만 이들 역시 촬영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하루도 맘 편히 쉬지 못하고 다시 촬영장에 나가야 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부상을 당하거나 지쳐 쓰러져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드라마를 끝내고 여유를 갖고 쉰다는 것이 말만큼 쉽지 않다. 톱스타가 아닌 이상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쉬지 않고 계속 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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