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털고가야” “재심 청구해야”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3분


MBC 임원회의 열고 향후대책 논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6일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내리자 MBC는 17일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MBC 일부에선 ‘시청자 사과’를 예상하면서도 혹시 주의나 경고 수준의 제재가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으나 예상대로 결정이 내려지자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MBC는 이날 임원회의를 열고 방통심의위의 결정에 대한 회사 입장 정리와 향후 대책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날 임원회의에선 ‘시청자 사과’ 결정을 계기로 깨끗하게 털고 가자는 의견과 방통심의위 결정에 대해 재심을 받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려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방통심의위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방송 내용 전체가 불공정한 것으로 비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정리해 내보낸 것은 양측 의견의 절충이라는 분석이다.

MBC는 다음 주 중반 방통심의위의 결정문이 올 때까지는 외부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심의위의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 여부도 결정문이 온 뒤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PD수첩 관계자에 대한 징계 여부도 고민되는 대목이다.

MBC에선 2005년 ‘생방송 음악캠프’가 인디밴드 ‘카우치’의 성기 노출 사건과 관련해 방송위로부터 사과 명령을 받았으며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제작진이 징계를 받았다.

한 PD는 “사과 명령을 받으면 관례상 관련자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제작진의 주장이 강경해 징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D수첩이 4월 29일 첫 방영 이후 여러 차례 관련 방송을 하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는 내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첫 보도 이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 대목에 대해 해명성 내용을 담으면서도 한꺼번에 시인하지 않고 버티다가 최악의 상황까지 밀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간을 끌고 최대한 버텨야 한다는 ‘PD수첩 상황실’ 회의 결과가 유출돼 보도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점도 PD수첩에는 악재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이훈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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