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창날 앞으로 육탄 돌격해 죽어가면서 힘없는 백성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는 수많은 후위(後衛) 병사들. 장비의 호통 한방으로 조조 군을 물리치는 원작 소설 ‘삼국지연의’ 내용과는 크게 다르다.
“전쟁 이야기지만 결국 전하고 싶은 것은 반전(反戰)의 메시지였으니까요.”
25일 오후 5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위썬(吳宇森·62) 감독은 “예전에 만든 ‘영웅본색’(1986년)이나 ‘첩혈쌍웅’(1989년)처럼 특출한 영웅 몇 사람이 주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열 살 때부터 삼국지에 대해 혼자 연구했어요. 모든 인물을 너무 사랑해서 유리창에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그려놓고 그림자놀이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삼국지는 저의 가장 큰 꿈이었습니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긍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