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의 결성 과정을 알고, 이들의 다른 음악에 귀기울여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서드코스트는 최근 데뷔 앨범을 냈지만, 결성한 지 7년이나 된 ‘가족’ 같은 그룹이다.
특히 객원 보컬을 기용하는 밴드가 아닌데다 멤버 모두가 협업으로 곡을 만드는 뮤지션 그룹이다 보니 팀워크가 좋다. 리더 권성민(프로듀스·작곡)이 건반을 움직이면 한소현(보컬·작곡·작사)이 그 위에 멜로디를 만들고, 최지호(랩·작사)가 어울리는 리듬을 붙이고, 다시 성민이 그것에 살을 붙인다. 마지막으로 한소현과 최지호가 이야기를 만들어 곡을 완성한다.
R&B 보사노바 어쿠스틱…
틀 깬 ‘제3지대’ 음악 추구
일렉트로니카 타이틀곡
핫 장르여서 부른거 아녜요
일렉트로니카를 타이틀곡으로 삼은 건, 가요계 핫 장르로 대중의 귀를 자극하려는 계산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만의 음악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래서 팀 이름도 ‘서드코스트’다. 흔히 미국의 힙합 음악은 동부(East Coast)와 서부(West Coast)로 나눈다(지금은 남부까지 나누지만), 그들의 이름 ‘서드코스트’는 동부도 서부도 아닌 제 3의 지대다. 어떤 유행이나 사조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힙합, R&B, 어쿠스틱 하우스, 라운지, 재즈, 보사노바, 일렉트로니카 등을 자유롭게 오간다.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으니 자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 보컬 한소현의 세련된 보컬은 묵직한 최진호의 랩과 조화를 이룬다. 타이틀곡 ‘캔트 스탑 러빙 유’ 외에 ‘서클’ ‘러브 이즈’ 등은 대중적이고 신나는 하우스 일렉트로니카 장르다. 서드코스트의 특성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은 ‘로스트’로 라틴과 보사노바가 동시에 느껴진다.
“일렉트로니카로 시작하다보니 장단점이 동시에 있어요. 지금은 잘 알려진 장르여서 시작이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유행에 따라간다는 오해엔 좀 억울한 면도 있죠.”(한소현)
“우리 음악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단시간 내에 이뤄질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오래갈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 토이의 새 앨범이 나오면 음악 듣지 않고도 사지요. 우리도 그런 믿음을 얻으면서 오래도록 음악 하고 싶습니다.”(권성민)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서드코스트, “유행 따른 음악이라? 좀 억울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