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승엽 “故 길은정의 명예 지켜주고 싶다”

  • 입력 2007년 11월 13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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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찬’의 가수 편승엽이 5년 만에 처음 방송에 나와 ‘길은정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털어놨다.

편승엽은 13일 낮 12시10분 KBS2 ‘감성매거진 행복한 오후’에 출연해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1997년 암 투병 중이었던 故 길은정과 결혼 후 7개월 만에 협의 이혼한 편승엽은 2002년 故 길은정이 자신에게 학대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정공방을 벌였다.

결국 2004년 故 길은정이 징역 7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으며 사건은 일단락 졌지만 암이 재발한 故 길은정이 이듬해 사망하자 편승엽은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고 그간 칩거 생활을 해왔다.

편승엽은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현실감이 없고 꿈을 꾸는 기분”이라며 “당시 제겐 반론할 기회조차 주어지질 않았고 제가 어떤 얘기를 해도 변명 밖에 안 됐다. 진실은 언젠가 통한다는 믿음으로 지금껏 견뎌왔다”고 말했다.

“여전히 고인이 왜 그랬을까 에 대한 의문이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는 편승엽은 “제 기억으론 최선을 다했지만 제가 당시 스케줄이 바빠 같이 있던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 더욱 서운하게 느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편승엽은 또 “고소를 한 것도 제가 억울하기보다 가족들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었다”며 “그 사람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 전 가만히 있어도 나쁜 사람이 됐다. 상대가 세상을 떴는데 굳이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고 가슴에 묻고 열심히 사는 길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고인을 제가 이끌고 병원에 가 암을 발견했는데 나중엔 환자인 걸 알고 접근했다는 소문도 있더군요. 보험금을 노려 접근했다는 루머도 있는데 당시 든 사망 보험금이 4천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좀 잘 나가서 그것보다 훨씬 많이 벌었거든요. 전 그냥 아픈 사람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이어 “하와이 요양을 갔다 온 고인이 느닷없이 이혼을 요구했다”면서 “처음엔 절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던 사람이 나중엔 저랑 성격도 안 맞고 사람 자체가 싫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편승엽은 “고인의 요청으로 이혼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두 달 만에 고인이 재결합을 원했다”며 “제가 2년 뒤에 재혼을 했는데 그때까지도 고인이 이혼한 걸 후회한다고 방송에 나와 말했지만 당시 받아들이지 못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 아내에게도 결국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는 그는 “고인과의 일이 있은 후 아빠의 자리, 남편의 자리가 사라졌고 아내의 사회 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아이들한테 무척 미안할 따름이다”고 말하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편승엽은 현재 신인가수 ‘악녀클럽’의 음반 제작자로 나서는 한편 자신이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제2의 음악 인생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화보]故 길은정의 생전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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