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입 5, 동입 1’ 골든마우스 시상식 ‘거침없는 입담’

  • 입력 2007년 10월 25일 18시 44분


코멘트
‘금 5, 동 1, 철 1?’

올림픽 메달 수가 아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골든마우스 시상식에 몰린 ‘입의 색깔’이다. 이종환, 김기덕, 강석 등 MBC에서 20년 이상 라디오 진행을 한 DJ에게 골든마우스를 수여하는 행사에 이날 이문세와 김혜영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여기에 사회자로 나선 배철수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17년 넘게 진행해 브론즈마우스를 받았다.

먼저 원조 ‘별밤’ DJ를 거쳐 ‘밤의 디스크쇼’ 등을 진행한 최고참 DJ 이종환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이종환은 “이런 자리가 마련될 때마다 제 자신을 가혹하리만큼 꾸짖는다. 술만 끊었으면 이보다 화려한 자리에 섰을텐데..”라며 “(김)기덕이가 그만둔다고 할 때는 호텔에서 행사를 하더니 이문세랑 김혜영이 골든마우스 받는다니 이렇게 화려하다”고 아쉬움과 부러움을 표시했다.

이어 “제가 골든마우스 받을 때는 사장님하고 화장실 앞에서 악수하고 만세하는 정도였다. (볼 일을 보고) 지퍼닫고 나오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골든마우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20년 동안 내려오란 소리 안 듣고 버틴 건 여러분들이 보듬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 아직도 술을 못 끊었다”고 말해 MBC관계자와 청취자 등의 웃음을 자아냈다.

‘2시의 데이트’ 시그널과 함께 등장한 김기덕은 “방송이란게 스트레스의 연속이고 경쟁의 연속이다. 자기와의 투쟁도 필요하다. 청취자의 사랑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단상에 오른 강석은 “김기덕 선배보다 목소리가 안 좋아서 환호가 적은 것 같다”며 환호를 이끌어낸 뒤 “이문세 씨랑 김혜영 씨가 손잡고 오는 걸 보고 ‘색시를 뺏기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석은 김혜영이 결혼식 당일에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싱글벙글 쇼’를 방송한 것을 떠올리며 “신혼여행으로 간 제주도에서 전화로 이원 방송을 하고 애 낳을 때 노사연 씨가 대타로 나와서 방송을 너무 잘하자 사흘 만에 복귀한다고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1996년 이종환, 김기덕에 이어 2005년에 골든마우스를 받은 그는 “저도 (두 선배들처럼) 화장실 앞에서 (골든마우스를) 받았다”며 “역시 MBC 사람을 동반자로 얻어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영의 남편은 MBC 기자다.

아직 ‘동(브론즈)입’으로 ‘명함을 내밀기 힘든’ 배철수는 “저도 MBC 가족을 얻었는데 화장실에서 브론즈마우스를 받기는 마찬가지”라며 강석의 특혜 시비(?)를 부인했다.

금입 다섯에, 동입 하나로 마무리 되는가 싶던 이날 행사는 김미화의 ‘돌출’로 ‘철입’을 추가해야 했다.

이문세와 김혜영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왔다는 김미화는 “저도 시사 프로그램(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5년 진행했는데 두 사람의 20년 진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코미디언 김미화입니다”라며 무대로 오른 그는 “두 사람의 프로그램은 음악 3분 틀고 잡담할 수도 있고 청취자 사연 읽어주는데 나는 딱딱한 시사 프로그램이라 힘들다. 특히 김혜영 씨는 강석 씨랑 둘이 하니까 절반만 인정해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평소 차분한 진행으로 일관한 김미화는 이날 아예 작정하고 웃기기로 한 듯했다. 철(鐵)로 자신의 입모양을 딴 ‘철입’을 들고오더니 MBC 최문순 사장에게 시상식을 연출해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행사의 주인공은 이문세와 김혜영이었지만 ‘입담’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 모여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비싸고 유쾌한’ 자리라면 굳이 주객을 따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