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미 “개그맨은 무대밖에서 우습지 않아야”

  • 입력 2007년 10월 22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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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선 웃겨도 무대 밖에서는 우스운 꼴이 안됐으면 좋겠어요."

개그우먼 이성미(48)가 개그맨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진지한 충고를 건넸다.

이성미는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장안동 국제대학 대강당에서 '한국 연예산업의 미래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갖고 "무대 위에서 못 웃기는데 밖에서 웃기는 사람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큰 아이가 고3인 이성미는 "내년이면 나도 어느덧 50살이 된다"며 인생의 선배로써 준비한 말을 이어갔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무대에 서면 굉장히 열정적으로 일을 한다. 기왕에 한다면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이성미는 "방송은 천직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소수의 사람만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미는 "홍록기를 밤 업소에서 보면 정말 멋지다. 반면 신동엽은 밤업소에서 정말 못하길래 그만두라고 했다"며 "누구나 각자의 자리가 있다. 불만을 갖고 일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대학축제 MC를 보던 신동엽이 이성미의 눈에 띄어 연예계에 진출한 사실은 유명하다.

"지금 개그맨이 되고 싶은 분들은 깊게 생각해보세요. 엑스트라, 조연에 그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개그맨이 되기 위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돌이켜보세요. 연기면 연기, 마임, 춤 등을 다양하게 배워야 합니다."

국내 오락 프로그램 중에 '무한도전'을 즐겨본다는 이성미는 "넘어지고 엎어지는 사람들은 더 세게 해야 한다"며 몸개그의 어려움을 설명한 뒤 "나처럼 말로 하는 사람들은 힘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말로 하는 게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돼 말 한마디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며 최근 구설수에 시달린 후배 방송인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아 고 김형곤, 장두석 등과 함께 연예계에 입문한 이성미는 화려한 입담을 바탕으로 MC, DJ 등으로 활동하다 2002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캐나다에서 이민자 정착을 돕는 사업을 하다 일시귀국한 그는 오는 26일 캐나다로 돌아간다.

평택=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화보]개그우먼 이성미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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