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보다 초상권 사수?… ‘동방신기’ 콘서트장 ‘아수라장’

  • 입력 2007년 2월 24일 1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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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보호에 팬 배려는 뒷전’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동방신기 2nd ASIA TOUR CONCERT "O"(오)’란 타이틀로 공연을 가진 남성그룹 동방신기가 화려한 무대에도 불구, 진행 미숙으로 각종 물의를 빚었다.

관객 입장 지연으로 30여분 늦게 시작한 공연은 시작하자마자 시스템 에러로 인해 5분 정도 중단됐다. 화려한 콘서트를 즐기던 공연 막바지에도 또 한번 공연이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관객들의 물품 반환이 지연돼 많은 관객이 새벽까지 귀가하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연 내용은 좋았다.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반전(反戰) 메시지를 공연 주제로 삼아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작된 공연은 멤버들이 마치 SF영화의 ‘평화의 전사’처럼 등장하면서 화려하게 시작됐다.

또한 멤버들의 개인 무대에서 시아준수는 경쾌한 자작곡 ‘마이페이지(my page)’를 첫 공개하였고, 유노윤호는 ‘스폭스맨(Spokes Man)’을. 믹키유천과 최강창민, 영웅재중은 각각 브라이언 맥나잇의 ‘원 라스트 크라이(One Last Cry)’, 익스트림의 ‘웬 아이 퍼스트 키스드 유(When I First Kissed You)’, 플라워의 ‘크라잉(Crying)’으로 가창력을 보여줬다.

‘데인저러스 마인드(Dangerous Mind)’를 비롯해 ‘트라이 앵글(tri-angle)’, ‘오-정반합’을 부르면서 공연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환호성을 지르던 팬 7~8명이 실신해 간이 의무실에 실려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총 16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공연은 3000만 원 상당의 자동차와 1억 원을 투입한 미니 비행기 5대를 소품으로 이용해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입체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이날 공연은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8개국 1500여명의 해외 팬들과 국내 팬 등 총 1만2000여명이 관람했다.

하지만 오후 10시 30분 공연이 끝난 뒤 본격적인 소동이 벌어졌다.

가수의 초상권을 문제 삼아 공연 모습을 찍는 관객들의 휴대전화와 카메라 8000여대를 수거해 공연이 끝난 뒤 돌려주었던 주최측은 반환 창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많은 팬들을 추위에 떨게했고, 주인 확인이 안 되거나 번호표를 잃어버린 관객 200여명은 카메라를 바로 돌려받지 못하고 추운 날씨 속에 새벽 4시까지 황량한 체육관에서 주최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초상권 보호에 대한 감시는 공연 중간에도 쉽게 관측됐다. 양복을 입은 감시자와 수십명의 공연 도우미들이 체육관 곳곳에서 스티커와 비닐봉지를 나눠들고 후레쉬가 터지는 관객이 있는지 철저하게 감시했다.

만약 적발된다면 카메라를 잠시 빼앗기거나 심할 경우 퇴장시켰다.

특히 주 관객층이 10대였고 지방에서 버스까지 대절해서 온 여학생 팬들이 많아 밤늦도록 귀가하지 못한 이들과 부모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카메라 장착을 이유로 휴대전화까지 빼앗긴 팬들은 부모님에게 제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일부 부모님들은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소속사측은 사과의 뜻을 표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이정연 동아닷컴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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