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성교육닷컴’…솔직한 성교육 vs 선정적 상술

  • 입력 2006년 4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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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 Mnet의 성장 드라마 ‘성교육닷컴’은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성 문제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다루고 있다. 극 중 소개된 가슴이 작은 여학생들이 착용하는 특수 브래지어.사진 제공 Mnet
케이블 방송 Mnet의 성장 드라마 ‘성교육닷컴’은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성 문제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다루고 있다. 극 중 소개된 가슴이 작은 여학생들이 착용하는 특수 브래지어.사진 제공 Mnet
“콘돔을 가지고 있는 게 나쁜 건가요?”

“가슴이 많이 작거든요, A컵이 남을 정도….”

청소년 대상 TV드라마에서 성에 관해 적나라한 대화들이 오간다. 호기심에 성인들도 채널을 고정한다. 시청자 홍경희(58·주부) 씨는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왜 섹스를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지는 않으면서 섹스를 하면 큰일 난다고 한다’는 대사를 해 놀랐다”고 말했다.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성교육닷컴.’

○ 성교육을 제대로, 재미있게?

케이블 방송 Mnet에서 방영되는 성장 드라마 ‘성교육닷컴’(매주 금요일 오후 6시)이 화제다. 이 드라마는 청소년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고민거리인 성(性)문제를 다루고 있다.

총 16부작으로 20일까지 학교에 뿌려진 콘돔을 통해 청소년 성교육에 화두를 던지는 ‘초대’(1회), 여학생들의 가슴 크기 고민을 다룬 ‘내겐 꿈만 같은 A컵’(2회), ‘작아서 슬픈 짐승’(3회), ‘누구나 비밀은 있다’(4회), 10대들의 데이트 강간을 묘사한 ‘은밀한 유혹’(5회), ‘유혹보다 달콤한’(6회) 등이 방영됐다.

성교육닷컴은 스토리에 따라 드라마 내용이 전개되고 중간 중간 콘돔, 피임, 생리 등에 대한 전문의들의 교육, 가슴 크기와 생리, 자위 행위에 대한 고민 등 청소년들의 생각이 인터뷰 형식으로 삽입된다. 이현호(18), 진원(17), 원미미(19) 등 드라마 출연자도 10대 신인 연기자들이다.

제작을 맡은 정종연 PD는 “청소년이라는 시기를 어른의 ‘과거’로 보지 말고 청소년 그 자체로 바라본다는 시각에서 그들이 직면한 성 문제, 성욕 등을 솔직하게 다루려 했다”며 “앞으로 생리, 발기, 동성애, 청소년 섹스, 성차별 등 현실에서 청소년이 직면하는 성문제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실제 인터뷰 공감” vs “지나치게 자극적”

이 프로그램이 호응을 받는 것은 청소년의 의견이 직접 드라마 제작에 반영되기 때문. 인터넷 사이트 성교육닷컴(Sungkyo6.com)에 개설된 고민 상담 게시판 등에 올라온 청소년들의 글(1주일 단위) 중 가장 이슈가 되는 소재를 드라마 소재로 채택한다.

‘은밀한 유혹’(5회)은 게시판에 있는 ‘여자의 언어, 해석 좀 해 주세요’란 글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 글을 올린 청소년 누리꾼은 “방에서 여자친구와 단둘이 있다가 키스를 하던 중 몸을 만졌는데 계속했더니 갑자기 나를 밀쳐내며 변태, 짐승 보듯 화를 냈다”며 “단둘이 있는 방에서 키스한 건 같이 잘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여자의 NO는 YES 아닌가요”라고 묻고 있다. 이 내용은 청소년들이 무심코 저지르는 데이트 강간의 소재가 됐다.

청소년들의 댓글도 프로그램에 반영된다. ‘내겐 꿈만 같은 A컵’에서는 ‘딸기우유, 요구르트를 많이 마시면 커지느냐?’, ‘너무 커도 문제다’ 등 가감 없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이 드라마 중간에 삽입됐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상반된다. 일부 청소년 시청자는 기존의 성장드라마와 달리 청소년들의 진솔한 성의식을 직접 다뤘다는 점을 높이 산다. 게시판의 한 시청자(아이디 tenshi00)는 “중간 중간 통계나 전문가 의견을 넣고 실제 중학생, 고등학생 인터뷰가 실려 공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한 시청자(아이디 yokkada)는 “지상파가 아니라서 (심의)규제에서 좀 더 자유롭다 하더라도 콘돔이 막 나오고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식으로 결론지으면 아이들은 성에 대해 무방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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