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승 교수의 미디어 월드]시티즌 저널리즘의 확산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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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지만 기존 미디어들은 자신을 ‘주류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받아들인다. 변화가 불가피한 시대에 저항하는 구체제라는 뉘앙스가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변신을 위한 이들의 몸부림은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

그런가 하면 새로움의 대명사인 시티즌 저널리즘은 묘하게도 주류 미디어를 닮은 구석이 있다. 유명 블로그들은 현란하게 합종연횡을 구사한다. 마치 미디어재벌들이 소유지분을 갖고 얽히고설키듯 한다.

주류 미디어의 몸부림 중 하나가 뉴스룸 통합이다.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의 통합은 물론 공중파TV, 케이블TV까지 포함하는 규모로 진행된다.

궁극적으로는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을 목표로 한다. 전자종이의 현실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웹 방식의 뉴스표현물 생산을 위한 통합뉴스룸은 절박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뉴스룸 통합은 개별 기자부터 조직 전체 차원에 이르기까지 뉴스 생산능력의 고도화를 의미한다. 신문기자는 물론 인터넷기자, 방송기자 역할 모두를 소화해 내는 ‘다기능 기자’라는 말은 취재와 뉴스작성 기술의 고도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주류 미디어의 대척에 있는 것이 시티즌 저널리즘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데 시티즌 저널리즘은 이에 힘입는 바 크다. 컴퓨터 자판만 칠 수 있다면 뉴스를 생산하는 것은 간단한 세상이다. 텍스트 정보만이 아니다.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 등으로 간단하게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 버린다. 시티즌 저널리즘의 대표적인 예가 사진 저널리즘이다.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과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런던 지하철 테러 등등 대사건의 현장사진은 언제나 시티즌 저널리스트들의 영역이었다.

주류 미디어와 시티즌 저널리즘의 진로는 이처럼 확연히 구분된다. 한쪽은 어지간해서 엄두도 못 낼 생산능력의 고도화로 치닫고 다른 쪽은 일상 속의 편재성을 추구한다. 그런데 비용 구조의 이원화와 달리 양자의 시장 가치는 별 차이가 없다. 생산비용이 높은 만큼 질이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주류 미디어의 비즈니스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미디어 상품의 두 가지 분야인 콘텐츠와 수용자 중 수용자 부분이 문제다. 콘텐츠는 판매수입을, 수용자는 광고수입을 가져다 주는데 콘텐츠 자체의 질적 제고와 달리 광고 수입의 근거가 되는 수용자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주류 미디어 비즈니스 악화의 원인이다. 생산자가 판단하는 미디어의 질과 수용자가 판단하는 질은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끝>

김사승 교수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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