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광화문에 또 탱크와 무장병력이…?

  • 입력 2005년 2월 21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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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르르륵… 끄르르륵…"

요란한 굉음이 적막한 도시의 고요를 깨는가 싶더니 포신을 앞세운 탱크가 위용을 드러냈다.

21일 새벽 1시를 조금 넘은 시각. 서울 종로구 광화문 대로에서는 MBC드라마 ‘제5공화국’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날 촬영은 1979년 ‘12.12사태’ 당시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에 연행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구출하기 위해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이 전차부대 및 병력을 출동시키는 장면.


장 사령관의 탱크와 장갑차가 청와대를 지나 경복궁 뒤 기무사 30경비단 앞까지 진격하지만 전두환측 김진영 대령의 회유로 결국 부대로 복귀하는 과정까지를 담았다.

큐 사인이 떨어지자 탱크 2대와 장갑차 2대, 그리고 병사들을 실은 군용 트럭 6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날의 짧은 촬영에 들어간 제작비용만 대략 3억5000만 원.

탱크와 장갑차 비용은 대당 8,000만 원. 그 밖에 군용트럭과 짚차, 군인으로 분한 엑스트라 인건비까지 약 3,500여만 원이 이 장면 하나에 소요됐다.

제작진측은 “제5공화국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12.12사태’를 재연함에 있어 사실감과 현장감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으로 그 어떤 장면보다 중요하다”며 촬영 동기를 설명했다.


드라마의 기획을 맡은 MBC 신호균 CP는 “광화문에 직접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촬영하는 것은 처음으로 안다”고 밝혔다.

탱크와 장갑차는 굴착기를 이용해 외주회사에 의뢰한 소품. 그러나 비록 모형이었지만 실제로 움직이고 외형도 전차·장갑차와 흡사해 사실감을 더했다.

한편 이날 촬영을 위해 광화문 일대 도로를 10여분 간 통제하자, 통행하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촬영한 분량은 오는 3월부터 시작될 ‘제5공화국’ 8회차에 방영될 예정이다.

이유나 예스스포츠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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