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1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독재정권 시절이었다면 안기부에 끌려갈 사안이다.” (ID 이혜숙)
SBS가 20일 밤 주말드라마 방영 도중 2초간 엉뚱한 뉴스속보 자막을 내보냈다가 21일 종일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제의 자막은 20일 오후 9시43분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방영될 때 화면에 나타났다. 먼저 1일 보도된 ‘오늘밤 9시 춘천교도소 화재’ 자막이 나간데 이어 ‘병원 노사협상 결렬 오전 7시부터 총파업’(10일 보도), ‘노 대통령 신 행정수도 이전 조건부 국민투표 허용’(사전 제작한 준비 자막)과 ‘헌재, 오는 30일 노무현 대통령 소환키로’(3월18일 보도) 등 시청자들이 놀랄 만한 속보가 계속 나갔던 것.
SBS에 따르면 태풍 ‘디앤무’ 관련 기상특보를 자막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자막 송출기를 잘못 조작해 사고가 빚어졌다. 문제의 자막들은 컴퓨터의 자막 저장 폴더에 함께 있다가 나가게 된 것.
SBS는 이를 ‘대형사고’로 여기고 오보가 나간 직후 여러 차례 사과 자막과 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21일에는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고원인 규명과 수습을 서두르고 있다.
SBS는 20일 밤 사고 직후 ‘기계 오류로 호우 소식과 무관한 방송이 나가게 돼 사과 드린다’는 자막을 반복해 내보냈고 밤 10시55분 생방송 시사 프로그램 ‘세븐 데이즈’ 등과 21일 뉴스 프로그램들을 통해 사고경위에 대한 해명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SBS 인터넷 사이트에서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등 방송사고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ID 김용준은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에 대한 그런 자막방송이 나갔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SBS의 한 관계자는 “단순한 실수임에도 워낙 파장이 커 이례적으로 사과방송을 되풀이해 내보냈다”며 “관련자 징계가 불가피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한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