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라디오 정보센터’ 진행맡은 악바리 女기자 박에스더

  • 입력 2004년 4월 22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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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KBS 1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를 진행하는 박에스더 기자. 그는 “격변의 시기에 치우침이 없고 예리한 분석이 담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26일부터 KBS 1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를 진행하는 박에스더 기자. 그는 “격변의 시기에 치우침이 없고 예리한 분석이 담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KBS1 라디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라디오 정보센터’(월∼금 낮12:20∼오후 2:00) 진행자가 26일부터 KBS 보도국 사회부 박에스더 기자(33)로 바뀐다.

‘라디오 정보센터’의 초대 진행자는 KBS 아나운서 출신인 박찬숙 국회의원 당선자(한나라당). 박 당선자가 지난해 6월까지 9년간 프로그램을 끌어왔고 정옥임 전 세종연구소 연구원(44)과 방송인 백지연씨(40)가 뒤를 이었다. 중견 방송인이 진행을 맡아왔던 전례를 보면 박 기자의 기용은 파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박찬숙 선배가 키운 것이나 다름없어요. 정 재계 거물급 인사들을 전화로 불러내 청취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직설적으로 물어보면서 진짜 ‘정보’를 듣는 후련함을 안겼습니다. 그래서 너무 부담스러워요.”

박 기자는 97년 KBS 입사 후 줄곧 사회부에서 일해 왔다. 경찰팀 법조팀 교육팀 보건의료팀을 거치며 고액 과외 사기사건, 린다 김 수사사건, 정현준과 진승현 게이트, 파키스탄 종군 취재 등 대형 사건 현장에서 취재 경험을 쌓았다. 보도를 위해 식인 상어가 오가는 수족관에 들어가는 일도 마다 않아 사내에서는 ‘악바리’로 통한다.

“여기자들에게는 연성 기사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고발 기사에 강하다는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휴일 당번 기자가 맡는 ‘휴일 스케치’ 보도도 한 적 없어요. 말랑말랑한 리포트를 하기 싫었거든요.”

보건팀 기자 시절 “얼굴을 수축시켜주는 화장품이 유행이라는 아이템을 보도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박기자는 이를 “얼굴 수축용 화장품이 큰 효과가 없는 상술임이 드러났다”는 고발 기사로 바꿔 보도하기도 했다.

이인숙 담당 PD는 “박 기자를 발탁한 것도 이 같은 젊은 기자 정신과 현장 감각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아울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인터뷰 대상이 된 이들이 자기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편안함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인터뷰는 뉴스메이커로부터 청취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끌어내는 것입니다. 너무 공격적인 질문을 하면 인터뷰에 나온 사람이 위축돼 제대로 말을 못하지 않겠어요?”

박 기자는 ‘라디오 정보센터’ 진행 첫 순서로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해 ‘직무 정지’된 노무현 대통령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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