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야당 지지율 하락? 내 탓아냐"

  • 입력 2004년 3월 18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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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할말이 많지만 언급 자체를 자제해왔습니다. 하지만 참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MBC가 탄핵정국에 대한 방송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선전포고에 가까운 맹비난을 퍼부었다.

아울러 일부 신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고 본질상 중요하지 않은 야당의 주장을 되받아 크게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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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평을 17일 오후 8시 라디오뉴스에 이어 TV의 <뉴스24>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개탄함’이라는 제목으로 잇달아 보도했다.

MBC는 이 논평에서 “침묵과 겸양만이 능사가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친다”고 포문을 연 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드러냄으로써 꿩만 놓친 게 아니라 알까지 깨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또 “탄핵안 가결 이후 두 야당의 지지율 급락은 여론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이 사태를 가감 없이 보여준 방송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방송 때문에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방송사를 항의 방문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일 이 문제(방송의 공정성)를 거론하고 일부 신문은 이를 되받아 크게 보도하고 있다”면서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본질상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거듭 강조함으로서 수용자 즉 국민들에게 중요한 사실로 인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또 “야당이 여론조작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MBC는 마지막으로 한 포털사이트의 여론조사를 인용, “대통령 탄핵에 대한 언론보도는 편파보도가 아니라 국민여론을 반영한 보도였다”고 주장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MBC 라디오 [저녁 8시뉴스]에서 17일 방송된 'MBC논평' 전문

"탄핵정국에서 방송의 공정성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할 말이 많지만 언급 자체를 자제해왔습니다.

당사자로서 가능한 말을 삼가야 한다는 판단에 앞서 무엇보다 언급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참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방송사를 항의 방문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고 일부 신문이 이를 되받아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본질상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거듭 강조함으로써 수용자 즉 국민들에게 중요한 사실로 인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침묵과 겸양만이 능사는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칩니다. 기억을 잠시만 되돌려봅시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도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자민련까지 끌어들여 탄핵안을 기어이 가결시켰습니다.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두 야당의 지지율 급락은 바로 이 여론의 또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가감없이 보여준 방송 탓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방송 때문에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한걸음 나아가 여론조사 조작설까지 유포하고 있습니다.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직도 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을 정말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참고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여론조사를 인용하자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편파보도였다는 답변은 21%에 불과합니다. 78%는 국민여론을 반영한 보도였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드러냄으로써 꿩만 놓친 게 아니라 알까지 깨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MBC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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