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편파방송 논란]野 “군사독재때도 없던 언론조작”

  • 입력 2004년 3월 1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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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탄핵 관련 보도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5일 KBS를 항의 방문해 안동수 KBS 부사장(왼쪽)등과 만나 편파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국회사진기자단
KBS의 탄핵 관련 보도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5일 KBS를 항의 방문해 안동수 KBS 부사장(왼쪽)등과 만나 편파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방송사의 편파보도 문제를 전면 이슈화하고 나섰다. 두 야당은 상대적으로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한 KBS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전날(14일)에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사를 방문하고 안동수(安東秀) 부사장을 만나 공정한 탄핵보도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도 이날 충북지역 당원 간담회에서 “광명정대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탄핵을 성사시킨 민주당이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것은 KBS가 주도하는 현 정권의 언론조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어제 KBS를 항의 방문했는데 ‘보도의 자유와 편성권을 침해한다’며 보도본부장이 만나주지 않았다”며 “군사독재 시절에도 KBS에 항의 방문을 많이 갔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이날 KBS를 방문해 “한나라당을 마치 몹쓸 짓을 하고 헌정을 중단시킨 정당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충격 그 이상”이라며 “불안을 부채질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태도가 아니다”고 따졌다. 최 대표는 이어 MBC를 방문해 김영철 부사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탄핵 정국과 관련한 공정보도를 요청했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일부 방송사들의 편파방송은 유신시대에도 없던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편파보도 문제를 KBS 시청료 분리 징수 문제로 연계시킬 움직임이다. 조 대표가 상임중앙위원회에서 KBS 시청료 거부운동 전개까지 언급한 것은 이런 맥락. 그러나 당내 논의 결과 일단은 KBS의 대응태도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구체적 대응에 나서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나라당은 좀 더 신중한 자세다. 한나라당 문광위 간사인 고흥길(高興吉) 의원도 “시청료 거부나 분리징수 얘기를 꺼낼 경우 자칫 정략적이란 인상을 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야권의 방송사 편파보도 공세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창환(崔彰桓) 부대변인은 “쿠데타 이후 언론통폐합을 통해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렸던 주역들이 바로 지금 한나라당에 있다”며 “언론을 협박하고 국민과 맞서는 오만함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한편 KBS 홍보실은 “야당에서 제기하는 탄핵 보도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 대처 방안을 논의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KBS 보도제작국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탄핵 찬반 의견을 1 대 1의 비율로 보도하는 것은 기계적 형평일 뿐이고 사안을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지만 KBS는 공정하게 보도하고 있다. 야당의 공격에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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