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종영 '천국의 계단' 이장수 PD

  • 입력 2004년 2월 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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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 작가나 연출자가 있을까요? 저는 원래부터 통속적인 소재를 좋아하고 흥행을 추구하는 연출자입니다.”

5일 종영되는 SBS ‘천국의 계단’을 연출한 이장수 PD. ‘아스팔트 사나이’ ‘아름다운 날들’ ‘별을 쏘다’ 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만들었던 그는 ‘천국의 계단’에서도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계모와 이복남매의 갈등, 남매와의 금지된 사랑, 기억상실증과 불치병 등 상투적 설정과 엉성한 스토리로 ‘작위적이다’ ‘유치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 PD는 “드라마는 반드시 일상적 리얼리티에만 연연할 필요는 없다”며 “솔직히 시청률을 의식해서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불륜’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전면에 내세웠던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 주인공이 된 권상우의 변신과 최지우 신현준의 노련한 연기가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천국의 계단’ 마지막회는 태화(신현준)가 동생 정서(최지우)에게 안구(眼球)를 기증하기 위해 자살하고, 정서는 안구를 기증받지만 이미 퍼진 암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끝난다. 굳이 주인공의 죽음으로 매듭짓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천국의 계단’의 메시지가 담긴 장면이죠. 정서나 송주 모두 죽음을 슬프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새로운 세상에서 만나리라는 희망으로 받아들이지요.”

‘천국의 계단’은 비현실적 드라마 내용 때문에 인터넷 게시판에 ‘옥에 티’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잘 찍으려고 욕심 부리다가 생긴 제작상의 실수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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