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최수종 쇼’ 젊은세대 적나라한 性고민 방영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20분


코멘트
SBS ‘최수종 쇼’의 진행자 최수종이 한 여성 시청자의 전화 상담 내용을 듣고 있다.-SBS TV 화면 촬영
SBS ‘최수종 쇼’의 진행자 최수종이 한 여성 시청자의 전화 상담 내용을 듣고 있다.-SBS TV 화면 촬영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키스를 하려는데 그 애 입에서 담배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거부감이 들었어요. 저는 키스가 하고 싶었지만 그 애는 담배를 끊을 수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4일 첫 방송된 SBS 오락 프로그램 ‘최수종 쇼’(화 밤 11·05)에서 20대들의 전화상담을 받는 ‘스무 살의 저녁식사’ 코너가 지상파 방송의 성(性) 담론 수위를 높이고 있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강의형식이었던 MBC ‘구성애의 아우성’(1998년)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성이나 연애와 관련된 시청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직접 내보낸다. 첫 방송 이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900여건의 글이 올랐는데 주로 소재에 대한 찬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고민을 드러내서 얘기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hei4444)는 찬성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heekee1004’는 “낙태가 성행하는 우리나라에서 섹스를 권장하는 듯한 내용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전체적으로 반대의견이 더 많은 편이다.

11일 2회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남자친구와의 첫경험에 대비해 콘돔을 준비했는데 그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전문가 패널인 배정원씨(모 신문 성문화센터장)는 “우리나라에서는 콘돔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콘돔을 단순히 피임용이 아니라 서로의 건강을 지키는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남자와의 잠자리에서 비만한 몸매가 부끄러워 옷을 벗지도 못했다”는 사연도 나왔다. 이에 탤런트 조은숙이 남자 동료의 경험담이라며 “불을 끄고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데 여자가 자꾸 피했다. 알고 보니 그건 가슴이 아니라 배였다”는 적나라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두 차례 방송의 평균 시청률은 11.5%(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성별과 연령대별로는 40대 여성의 시청률이 10.6%로 가장 높았고, 20대 여성은 1회 5.5%에서 2회 9.6%로 올랐다.

박재용 PD는 “40대인 최수종(41)과 20대들이 세대 차이를 넘어 서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며 “방송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표현 수위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