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균의원 "美化 프로그램 각본따라 준비"주장

  • 입력 2003년 10월 2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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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KBS 국정감사에서는 KBS가 송두율씨의 귀국을 위해 그를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영균(申榮均·한나라당) 의원은 “KBS가 올 1월부터 송씨를 지속적으로 접촉해왔고 송씨의 귀국에 KBS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KBS가 3월 말 북한 평양에서 열린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를 송씨 접촉 창구로 활용했고 KBS가 그의 귀국을 위해 각본에 따라 일련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에는 남측의 백영철 한국통일포럼 회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 북측의 강운빈 사회정치학회장, 해외 대표로 김영진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송씨는 이 회의 개회식에서 대표 연설을 했다.

KBS는 이 회의가 열리기 두 달 전인 1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송씨와 북측 관계자 3명을 만나 취재를 협의했으며 4월 10일 특별기획 프로그램 ‘남북해외학자 통일회의’를 편성해 송씨의 연설장면 등을 내보냈다. 이후 5월 11일에는 ‘일요스페셜-송두율 교수의 경계도시’, 9월 27일에는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 등 송씨 관련 프로그램들을 잇달아 방영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월 초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사회를 말한다-입국금지, 최후의 망명객들’ 편(8월 말 방영)에 소개됐던 재일 한국민주통일운동연합(한통련) 소속 해외 인사 30여명의 귀국이 허용됐다. 곽동의 한통련 의장이 KBS 프로그램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니냐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자사 프로그램의 효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정병국(鄭柄國·한나라당) 의원은 “정연주 KBS 사장이 한겨레 논설주간 시절에는 송씨에게 고정칼럼을 쓰게 해 간첩 혐의를 벗겨주더니, 이제 KBS에 와서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그를 민주통일 인사로 포장해 영웅시했다”며 “정 사장은 더 이상 이념적 혼란을 가중시키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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