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역전에 산다'… ‘인생 로또’에 당첨된다면…

입력 2003-06-12 17:37수정 2009-10-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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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증권사 영업사원의 ‘인생역전 판타지’를 그린 영화 ‘역전에 산다’. 사진제공 아트로드
‘로또’ 복권이 유행하면서 800만의 1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에도 사람들은 ‘인생 역전’을 꿈꾼다. 영화 ‘역전에 산다’는 로또의 도움없이 ‘역전 인생’을 살아본 ‘빽’없고 능력없는 보통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강승완은 천재 골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하느라 어머니가 운명할 때 임종을 못한 죄책감 때문에 골프를 포기했다. 현재는 증권사 영업사원. 그는 조직폭력배 마강성(이문식)의 돈을 투자한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마강성의 협박에 시달린다.

홧김에 터널 속을 고속 질주하던 강승완은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스포츠카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사고를 낸다. 그가 깨어났을 땐 전혀 다른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는 세계 정상의 프로골퍼 강승완이 돼 있다. 새로운 세상에서 그는 숱한 염문을 뿌리는 유명인이 돼 있고 지나가는 곳마다 사인 공세에 시달린다.

사람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었으나 선택하지 않았던 삶’에 대해 미련이 남는다. 이 영화는 이같은 보편적 공감대를 건드린다.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강승완이 ‘택하지 않았던 삶’으로 돌아가 하루 아침에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마저 준다.

‘제로섬 게임’(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그 보상의 합이 0(제로)가 된다는 경제학 용어)의 관점을 대입하면 이 영화의 메시지는 보다 분명해진다.

프로골퍼 강승완에겐 부와 명예가 있었지만 아내와의 불화와 승패에 대한 스트레스로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업사원 강승완은 비록 무시당하지만 선뜻 5000만원을 내주는 친구도 갖고 있다.

영화는 중반 이후 코미디보다 멜로에 치중하면서 ‘부와 명예보다 사랑이 중요하다’는 진부한 메시지를 교훈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혼 위기에 처했던 골퍼 강승완의 부인(하지원)이 갑자기 착해진 남편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이 작위적이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빼어난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 김승우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그는 과장된 몸짓없이도 관객을 웃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듯 하다. 영화 ‘리허설’의 조감독을 맡았던 박용운 감독의 데뷔작.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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