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극한 마라톤…’ 사하라 마라톤에 도전한 한국인들

  • 입력 2003년 4월 30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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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장비가 든 배낭을 매고 7일동안 243km를 달리며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사진제공 www.runsahara.com
음식과 장비가 든 배낭을 매고 7일동안 243km를 달리며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사진제공 www.runsahara.com
낮 최고 50도 이상의 혹독한 더위 속에 10㎏의 배낭을 맨 채 오르는 모래 언덕. 발이 푹푹 빠지면서 단 한 걸음의 무게만해도 천근만근이다. 다리는 고통으로 찢어지는 듯. 매섭게 불어 닥치는 모래 폭풍 때문에 앞선 동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악명 높은 마라톤’인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손종태씨(44·동아일보 광고국차장)는 “이 마라톤을 뛰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회상한다. 손 차장은 한국인 22명으로 구성된 ‘DMZ 지뢰제거반’팀을 이끌고 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중에는 여성도 2명 있었다.

이들은 243㎞에 걸친 코스의 고비고비마다 고통과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 이 대회를 위해 6개월 이상 훈련을 했고, 출발하기 전 ‘이 마라톤을 뛰다가 죽더라도 그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각서를 주최측에 제출해야만 했다.

이 대회의 경기 방식은 사하라 사막만큼 가혹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10㎞ 간격마다 있는 체크 포인트에 제한 시간 내 도착하지 못하면 자동 탈락된다. 선수들이 맞바람을 맞으며 뛰게끔 코스가 짜여지고, 주최 측에서 주는 것은 하루 9리터의 물과 베르베르인(사하라 사막의 유목민)의 텐트뿐이다.

낮에는 하루 최고 42㎞를 달리기도 한다. 텐트에 도착하면 사막의 가시덤불을 연료로 끼니를 해결하고, 그날 생긴 발의 물집을 치료해야 한다. 너무 피곤해 세수나 양치질은 엄두도 못냈고 치솔 하나 들 힘이 없을 때도 있다. 밤에는 0도까지 추위에 벌벌 떨어야 한다.

올해로 18번째인 이 대회는 4월6일∼12일까지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 열려 세계 30여개국 661명이 참가했다. SBS는 5일 ‘극한 마라톤-사하라에 도전한 22인의 코리안’(오후 1·00∼2·00)을 방송해 대회 과정을 조명한다.

이번 대회를 취재한 독립제작사 상우미디어의 안주영 PD는 “체력이 바닥나는데도 더욱 밝아지는 선수들의 얼굴에서 오히려 자유와 행복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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