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악명 높은 마라톤’인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손종태씨(44·동아일보 광고국차장)는 “이 마라톤을 뛰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회상한다. 손 차장은 한국인 22명으로 구성된 ‘DMZ 지뢰제거반’팀을 이끌고 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중에는 여성도 2명 있었다.
이들은 243㎞에 걸친 코스의 고비고비마다 고통과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 이 대회를 위해 6개월 이상 훈련을 했고, 출발하기 전 ‘이 마라톤을 뛰다가 죽더라도 그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각서를 주최측에 제출해야만 했다.
이 대회의 경기 방식은 사하라 사막만큼 가혹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10㎞ 간격마다 있는 체크 포인트에 제한 시간 내 도착하지 못하면 자동 탈락된다. 선수들이 맞바람을 맞으며 뛰게끔 코스가 짜여지고, 주최 측에서 주는 것은 하루 9리터의 물과 베르베르인(사하라 사막의 유목민)의 텐트뿐이다.
낮에는 하루 최고 42㎞를 달리기도 한다. 텐트에 도착하면 사막의 가시덤불을 연료로 끼니를 해결하고, 그날 생긴 발의 물집을 치료해야 한다. 너무 피곤해 세수나 양치질은 엄두도 못냈고 치솔 하나 들 힘이 없을 때도 있다. 밤에는 0도까지 추위에 벌벌 떨어야 한다.
올해로 18번째인 이 대회는 4월6일∼12일까지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 열려 세계 30여개국 661명이 참가했다. SBS는 5일 ‘극한 마라톤-사하라에 도전한 22인의 코리안’(오후 1·00∼2·00)을 방송해 대회 과정을 조명한다.
이번 대회를 취재한 독립제작사 상우미디어의 안주영 PD는 “체력이 바닥나는데도 더욱 밝아지는 선수들의 얼굴에서 오히려 자유와 행복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