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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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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리한 계약
히트곡을 내고도 돈벌기 쉽지 않다. 음반사가 수익의 대부분을 갖는 불리한 계약때문. 이로인해 음반 제작비나 홍보비 등을 둘러싸고 가수와 음반사의 갈등이 잦다.
가수 ‘프린스’가 얼굴에 ‘노예(Slave)’라고 쓰고 다닌 것도 이 때문이다. 밴드 ‘콰이어트 라이엇’은 “공연 한번에 250달러를 받아 살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데뷔전 가수들이 계약 내용을 잘 모르고 계약하기 때문.
한국에서도 ‘H.O.T.’ ‘한스밴드’ 등이 계약금 문제로 소속사와 갈등을 겪었던 그룹이 적지 않았다. 한 매니저는 “신인들의 초기 리스크를 회사가 떠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진다”면서도 “신인들도 ‘가수’라는 환상에 빠져 무조건 계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팔리는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
음반사가 선호하지 않는 음악은 홍보를 포기해야 한다. ‘윌코’의 4집 ‘양키 호텔 폭스트롯’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음반으로 꼽혔지만 제작사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80년대 닐 영이 낸 2장의 음반이 실패하자 제작자 데이빗 게픈은 “비상업적인 음악을 만들어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서태지의 데뷔곡 ‘난 알아요’도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신승훈의 ‘미소속에 비친 그대’도 7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김건모는 “하고 싶은 음악과 음반사가 원하는 음악이 다르지만 그 갭을 메워나가야 하는 게 대중 가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 부와 명성은 추락의 날개
래퍼 MC 해머는 전성기인 90년대 초반 매니저 등 200여명의 식솔을 거느린 ‘1인 기업’이었다. 이들에게 나가는 비용만 연간 680만 달러. 그는 헤픈 소비생활을 감당못해 파산 신청을 냈다. 그의 빚은 137만 달러. 여성 트리오 ‘TLC’도 음반을 800만장이나 팔고도 파산 신청을 냈다.
국내 톱스타들도 부와 명성의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다. 90년대 중반 인기 댄스 그룹의 한 멤버는 당시 수억원을 벌었음에도 지금은 빈털터리다. 그는 “쉽게 돈을 벌다보니 쉽게 써버렸다”고 말했다.
# ‘사이코’의 위협
95년 가수 셀레나가 팬클럽 회장 욜란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여인은 팬클럽 활동으로 셀레나와 친분을 쌓았고 셀레나는 부티크 회사인 ‘셀레나 Etc.’의 경영을 욜란다에게 맡겼다. 그러나 욜란다는 횡령 사실이 밝혀져 해고당하자 앙심을 품고 셀레나를 죽였다.
‘베이비 복스’의 멤버 간미연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것 등이 광적인 팬들의 위협 사례. ‘스토커 현상’은 김창완이나 조용필 등 중견 가수들에게도 끊이지 않는다.
# 죽도록 일만
‘그레이트풀 데드’의 보컬 제리 가르시아는 심장병과 당뇨병에도 쉬지 못했다. 회사를 유지하려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마약에 손댄 그는 재활 센터를 전전하다 95년 사망했다.
머라이어 캐리도 지난해 4월 음반 ‘글리터’ 발매를 앞두고 살인적인 홍보 일정 때문에“내 삶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루라도 잠을 잘 수 있다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음반을 낸 한 가수의 하루 일정은 무려 8가지. TV와 라디오 출연, 인터뷰로 그는 두어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그는 “매니저가 쉴새없이 스케줄을 짜지만 홍보를 위해서라면 불가피하다”며 “그래도 음반이 히트친다면 고생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한다.
# 쌓이는 불신(不信)
영국 가수 ‘스팅’은 80년대 후반 회계사로부터 1000만 달러를 횡령당했다. 빌리 조엘은 전 매니저이자 처남인 프랭크 웨버가 3000만달러를 사기쳤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비틀스’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은 ‘비틀스’가 주연한 영화 ‘어 하드 데이즈 나잇’의 출연료로 제작비의 7%를 요구했다. 제작사는 25%를 생각하고 있었다. 나머지 차액은 어디로 갈까. 매니저가 사기를 치든 안치든 서로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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