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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7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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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은영(소유진)은 국회의원선거 후보 운동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경수(박광현)를 만난다. 경수는 은영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성격 차이로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이들의 연애는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시시하게 끝을 맺는다. 세월이 흘러 2003년, 서른을 넘긴 두 사람은 수차례 연애에 실패한 뒤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다. ‘친구이상 애인미만’의 사이로 지내던 이들은 나이의 무게를 실감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각각 시집과 장가를 가기로 의기투합한다.
이번 드라마의 특징은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극 중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다는 것. 연출을 맡은 한희 PD는 지난해 뮤지컬 드라마 ‘고무신 거꾸로 신은 이유에 대한 상상’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뮤지컬 분량이 많지는 않으나 방송 드라마에서는 새로운 시도다. 뮤지컬 작곡가 권오섭씨가 곡을 썼다.
또 최근 10년간 한국 사회에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 사고들을 배경으로 삼는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현장에서 은영이 의대생 성민과 만난다거나, 90년대 후반 경기 침체로 경수가 취업난에 허덕인다는 등의 설정이 그것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대중 가요나 유행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PD는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으로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나이가 20대 초반인 소유진과 박광현이 30대 노처녀와 노총각의 분위기를 얼마나 살려줄 지는 의문. 한 PD는 “두 배우는 주로 톡톡 튀는 신세대 역을 맡아왔지만 이들이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을 세밀히 묘사해 설득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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