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때리고… 키스시키고…’ 씁쓸한 코미디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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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을 떨어뜨리는 벌칙의 강도를 높여 가학적 웃음을 추구하는 KBS 2 ’해피 투게더’의 ‘쟁반 극장’ 코너. 사진제공 KBS
쟁반을 떨어뜨리는 벌칙의 강도를 높여 가학적 웃음을 추구하는 KBS 2 ’해피 투게더’의 ‘쟁반 극장’ 코너. 사진제공 KBS
요란한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쟁반. MC와 게스트들은 비명 소리와 함께 머리를 쥐어 잡으며 ‘아∼, 아파’를 외친다. 그러나 다른 출연자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폭소를 터뜨린다. 신동엽과 이효리가 진행하는 KBS2 ‘해피투게더’(밤 11·05)가 인기 코너인 ‘쟁반 노래방’에 이어 벌칙의 강도를 더욱 강화한 ‘쟁반 극장’을 고정 코너로 마련해 가학적 재미의 강도를 높였다.

‘쟁반 노래방’이 동요를 부르다가 가사가 틀릴 경우 줄에 달린 네모난 쟁반을 떨어뜨린 것과 달리 ‘쟁반 극장’은 드라마의 장면을 똑같이 재연하면서 틀리면 쟁반을 떨어뜨리는 벌칙을 주는 것. 동그란 쟁반을 줄에 달지도 않은 채 쟁반이 출연자의 머리를 때리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돼 있어 더욱 강도가 높다.

6일 방송된 드라마 ‘로망스’재연 대결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장면과 키스신을 재연하면서 이효리, 조정린이 각각 신정환, 신동엽의 엉덩이를 주걱으로 때리고, 바가지에 키스하는 장면을 20여차례나 반복했다. 특히 ‘키스 신’에서는 바가지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신정환과 신동엽이 키스를 하는 출연자의 입술과 혀를 보여주는 민망한 장면을 그대로 방영했다. 신정환의 경우 장난기로 혀를 내밀며 ‘프렌치 키스’를 연상시켜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자아냈다.

시청자 게시판의 임일균씨는 “방송 제목은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인데, ‘쟁반 노래방’은 ‘페인(pain·고통) 투게더’같다”고 꼬집었다. 시청자 최현성씨는 “고문하는 프로도 아니고 이효리와 신동엽씨는 1년 넘게 쟁반을 맞고 있는데 너무 안쓰럽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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