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8·15특집 '정말 부끄럽습니다"

  • 입력 2002년 8월 11일 17시 43분


하나부사 도시오 부부가 “아시아전쟁 피해자와 화해를, 평화는 무기가 아닌 신뢰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헌법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MBC)
하나부사 도시오 부부가 “아시아전쟁 피해자와 화해를, 평화는 무기가 아닌 신뢰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헌법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MBC)
“일본이 한국에 대한 죄과를 치르지 않으면 두 나라는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다.”

소수이나 이렇게 말하는 일본인들이 있다.

MBC 8·15특집 다큐멘터리 ‘정말 부끄럽습니다’(15일 밤 11·55)에서는 정신대·위안부의 전후 배상 소송을 지원하는 하나부사 도시오(花房俊雄·50)부부를 만난다. 하나부사 부부는 후쿠오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전후 배상 소송인 관부재판을 10년째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 오는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숙식과 경비를 제공하고 수시로 반전 시위에 참가해 일본의 무력 사용을 용인하려는 헌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하나부사 부부는 제작진에게 대뜸 “정신대와 위안부의 차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정신대는 일본 군수 공장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끌려온 조선의 여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일본 북부 공업도시 도야마(富山)의 후지코시(不二越) 공장을 찾았을 때 공장 앞에서 “전쟁당시 노동한 대가를 배상하라”고 시위를 벌이던 한국의 할머니들이 카메라를 피했다.

“죄인 취급을 받으며 가정이 파괴된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에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부사 부부는 “일본이 과거를 하루빨리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 한국의 할머니도 고개를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 “연로한 피해자들이 세상을 뜨고 있어 사과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일본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일본군 군의로 생체 실험에 참가한 과거를 고백하는 유아사 켄(揚淺謙·85)과 조선인 징용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하라야마 시게오(原山茂夫·75) 등의 참회의 목소리도 담았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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