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창업자금 지원 프로 형평성 논란

  • 입력 2002년 7월 18일 17시 36분


14일 첫방영된 SBS ‘뷰티풀 선데이’의 ‘창업사관학교’에 출연해 2300만원의 지원금을 탄 출연자가 17일 같은 방송사의 파일럿(시험) 프로그램 ‘D데이 사건 여행’에도 나온 단역 배우인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일고 있다.

‘창업사관학교’는 자기 사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코너로 수백명이 인터넷으로 신청해왔다. 이중 9명을 선발해 출연시켰고 심사위원단의 평가 끝에 이 코너의 첫 수혜자로 김모씨가 선정됐다. 김모씨는 “동대문에 가게를 내 사업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그를 4년간 가방과 선글래스를 판매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씨가 17일 방송된 재연프로그램 ‘D데이 사건 여행’에서 일본 순사 역할로 출연한 것이 시청자의 눈에 띄면서 문제가 빚어졌다. 시청자들이 “이미 잘 아는 단역 배우를 출연시켜 연기를 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 시청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제작진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주인공은 행상 외에 웨이터나 수영장 안전요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해왔다”며 “단역 배우 생활을 한 것으로 알지만 창업 의지와 열정이 누구보다 뛰어나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창업사관학교’ 코너의 경우 선정된 출연자에게 2300만원이라는 거액을 전하기 때문에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김모씨의 경우 제작진이 사전에 단역배우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서 다른 출연자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김태현 부장은 “창업 자금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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