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21세기 여성특강'…이 시대 남성 해부

  • 입력 2002년 5월 14일 17시 33분


20세기 중반 이후 여성들이 정체성 확립과 권리 찾기를 꾸준히 해온 반면 정작 남성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 EBS는 22일부터 매주 수요일 ‘21세기 여성특강-남성, 그들은 누구인가’(오전 10시)를 통해 정작 자기 모습을 찾지 못하는 이 시대의 남성들을 해부한다.

이번 강의의 특징 중 하나는 강사가 남자라는 것. 강사인 서강대 교육학과 정유성교수는 여성학계의 흔치 않은 남성 페미니스트다.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22일에는 남성 문제의 화두인 아버지에 대해 고찰한다. 성장 이데올로기가 지배했던 70, 80년대에는 가부장적 질서가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힘들게 일한 만큼 권위가 보장되던 세상에서 아버지들은 가정에 무관심한 채 경제적 역할에만 충실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더이상 그런 아버지에게 존경을 보내지 않는다. 일터와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잃은 아버지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힘겹기만 하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도 식구들에게 큰소리를 치며 지배자를 자처하는 그들에게 가정의 우두머리가 아닌 구성원의 하나로 살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남성의 권위주의를 남성적 본능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여성은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남성도 그렇다는 것이다. 29일에는 남자답게 살도록 강요당하는 남성들의 문제에 대해 진단한다. 남성들은 자기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 항상 ‘남자답지 못하다’고 핀잔받기 일쑤다. 남성도 사회적으로 자신을 ‘남자다움’이라는 틀에 얽매는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

이밖에도 ‘약육강식’의 경쟁 대신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남성운동(6월 5일)과 양성 평등 교육(6월 12일)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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