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2부작 특집 내달 방영

  • 입력 2002년 5월 12일 17시 10분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15년만에 드라마로 부활한다. MBC는 1987년 1월 14일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 고문 끝에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씨(당시 22세·언어학과 3학년)의 이야기를 2부작 특집드라마로 제작, 6월 24일 방영한다.

박씨가 대공분실에 연행된 것은 87년 1월 13일. 그는 수배 중인 학교 선배의 소재를 대라는 수사요원들의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다음날 숨졌다. 경찰은 박씨 치사사건 직후 발표를 통해“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나 동아일보의 특종보도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 드라마는 84∼86년 박씨가 학생운동에 눈을 떠가는 과정부터 박씨의 죽음을 전후한 3일 동안과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 6월 민주화운동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다룰 계획.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제작진은 정확한 사건 재연을 위해 박씨의 아버지인 박정기 전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장과 박씨의 시신을 부검했던 황적준 박사 등 관계자 10명을 인터뷰하고 자료화면을 적극 활용해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강화키로 했다. 제작진은 또 드라마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서울대 재학생 중 드라마 주인공을 뽑기로 하고 서울대 총학생회의 협조를 얻어 교내 홈페이지에 ‘고 박종철 선배를 연기할 뜻있는 후배를 찾습니다’는 제목의 공모요강을 올렸다. 적격자가 없을 경우 신인 연기자를 내세울 방침.

이 드라마를 기획한 최창욱 책임프로듀서는 “드라마라는 장르가 허구를 내포하지만 사건 관련자들이 살아있는 만큼 사실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 드라마가 역사 복원작업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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