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가 대공분실에 연행된 것은 87년 1월 13일. 그는 수배 중인 학교 선배의 소재를 대라는 수사요원들의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다음날 숨졌다. 경찰은 박씨 치사사건 직후 발표를 통해“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나 동아일보의 특종보도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 드라마는 84∼86년 박씨가 학생운동에 눈을 떠가는 과정부터 박씨의 죽음을 전후한 3일 동안과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 6월 민주화운동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다룰 계획.
제작진은 정확한 사건 재연을 위해 박씨의 아버지인 박정기 전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장과 박씨의 시신을 부검했던 황적준 박사 등 관계자 10명을 인터뷰하고 자료화면을 적극 활용해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강화키로 했다. 제작진은 또 드라마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서울대 재학생 중 드라마 주인공을 뽑기로 하고 서울대 총학생회의 협조를 얻어 교내 홈페이지에 ‘고 박종철 선배를 연기할 뜻있는 후배를 찾습니다’는 제목의 공모요강을 올렸다. 적격자가 없을 경우 신인 연기자를 내세울 방침.
이 드라마를 기획한 최창욱 책임프로듀서는 “드라마라는 장르가 허구를 내포하지만 사건 관련자들이 살아있는 만큼 사실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 드라마가 역사 복원작업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