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안뺏겨야 우승"…장학퀴즈 출연자들 새 경쟁방식에 진땀

  • 입력 2002년 3월 6일 17시 51분


10일 1433회를 맞는 EBS 장학퀴즈(일 오전 9시)의 ‘게임의 법칙’이 바뀌면서 이전과 다른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점수를 가장 많이 얻는 사람이 승자가 됐으나 3일부터는 오답을 많이 하는 순서로 탈락시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 방식에 남의 점수를 빼앗아 오는 방식을 혼합했다.

그러다보니 출전자들이 ‘중도 탈락’에 대한 창피스러움 때문에 부담을 크게 갖기도 하고 다른 상대의 점수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린 표정이 두드러진다.

3일부턴 우선 일곱명이 출연하는 1라운드에서 5문제를 먼저 틀린 두 명이 탈락하고, 2라운드에서는 점수가 낮은 3명이 추가로 탈락한다. 이어 3라운드에서 남은 두명과 전주 우승자와 최고를 가린다. 3라운드에서는 15문제 중 3문제를 ‘쟁탈퀴즈’로 진행해 이 문제를 맞출 경우 원하는 경쟁자로부터 점수를 빼앗아 온다.

녹화장에서는 ‘내가 잘 되면 뭐하나, 남이 안 돼야지’식의 진풍경이 벌어진다. 5일 열렸던 17일 녹화때는 전례없이 상당수 출연자들이 마치 고시공부한 듯 며칠씩 머리를 감지 안은채 꾀죄죄한 몰골로 나타났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결승전 ‘쟁탈 퀴즈’에서는 한 남학생이 기사도를 발휘한답시고 1등을 달리던 여학생이 아닌 다른 남학생 점수를 빼앗기도 했다. 또 정답 ‘마술피리’를 ‘요피리’로 적어 틀린 학생은 불쌍하다 싶을만큼 안타까워하지만 이를 보는 다른 경쟁자들은 느긋한 표정.‘장학퀴즈’는 1973년 2월부터 MBC를 통해 방송되던 중 1996년 10월 프로그램 개편 때 종영됐다. 이후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1997년 1월부터 EBS에서 부활해 기네스북 ‘최 장수 TV프로그램’ 기록을 매회 방송마다 갈아 치우는 중. 개편 후 2연승을 거둔 김준엽군(서울 한영고 2년)은 “경쟁 방식이 바뀌면서 잘 해야겠다는 긴장감 못지 않게 점수를 빼앗기지 말아야겠다는 스트레스도 심했다”고 말했다.김군의 2연승 모습은 10일 오전 9시 방송된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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