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포츠영웅들 되살아난다…김득구등 다룬 영화 잇따라

  • 입력 2002년 2월 26일 15시 18분


스포츠의 영웅이 극장가에서도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실존했던 스포츠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되거나 제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스포츠 영웅 영화는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 60, 7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알리가 소니 리스턴을 꺾고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1964년부터 1974년 아프리카 킨샤샤에서 조지 포먼을 꺾고 챔피언 벨트를 되찾을 때까지 10년간을 그린 영화. 스포츠 영웅으로서의 알리 모습과 함께 종교(이슬람교) 때문에 겪는 갈등, 흑백 차별에 대한 저항, 그리고 세 아내와의 만남 등 인간적 면모를 담아냈다. 주연 윌 스미스는 알리처럼 ‘헤비급’이 되기 위해 몸무게를 무려 18㎏이나 늘려 108㎏으로 만들었다.

6월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 ‘챔피언’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권투 영화다. ‘챔피언’은 1982년 세계챔피언전에서 쓰러져 숨을 거둔 비운의 복서 고 김득구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친구’의 흥행 신화를 만들었던 곽경택 감독과 유오성이 다시 손잡고 만들었다. 김득구 선수를 맡은 유오성은 캐스팅됐을 때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가 권투 선수 같은 근육질의 몸매로 변신한 것도 화제다.

이 밖에 할리우드에서는 30년대의 권투 선수를 다룬 영화 2편이 동시에 준비 중이다. 라세 할스트롬이 감독을, 러셀 크로가 주연을 맡은 영화 ‘신데렐라 맨’(Cinderella Man)은 30년대 실존했던 백인 복서 짐 브래독을 다뤘다.

사진 위부터 고 김득구, 무하마드 알리, 고 최배달 ▶

스파이크 리 감독이 준비중인 ‘세이브 어스 조 루이스(Save Us Joe Louis)’도 권투 영웅을 그린 영화. 30년대 헤비급 챔피언에 올라 흑백차별이 심하던 시절 흑인들의 우상이자 최고의 영웅이 된 조 루이스의 삶을 다뤘다.

5월 촬영에 들어가는 양윤호 감독의 ‘바람의 파이터’는 가라테의 달인 최배달(본명 최영의)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최배달은 40, 5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의 고수와 맨주먹으로 맞서 무술을 과시했던 인물. 30대 이상에게는 70년대 만화 ‘대야망’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져 있다. 1989년부터 4년간 스포츠지에 연재돼 큰 인기를 모았던 방학기씨의 동명의 만화 ‘바람의 파이터’가 원작이다.

스포츠 영웅을 그린 영화들은 실존하는 스포츠 스타의 카리스마와 지명도에 흥행의 큰 부분을 의존한다. 스포츠 스타들이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데다 홍보면에서도 유리하다. 또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경기 장면은 역동적이면서도 긴장과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볼거리다.

특히 이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휴먼드라마의 감동적인 요소를 고루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 영웅으로 정상에 우뚝 서기까지 겪는 고난과 좌절 그리고 이를 이겨내는 불굴의 도전 정신은 영화보다 더 극적이어서 영화 소재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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