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오션스 일레븐',짱짱한 '별'들의 유쾌한 카지노털기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12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은 주인공 대니 오션을 포함한 11명의 전문 ‘꾼’들이 모여 하룻밤 사이에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카지노를 터는 이야기다.

‘오션스 일레븐’은 흥행에 실패해야 오히려 기사거리가 된다고 할 만큼, 화려한 스타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다. 최근 미 연예주간지 할리우드 리포터가 조사한 ‘스타 파워’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해 조지 클루니(6위), 브래드 피트(10위) 등 ‘흥행 보증 수표’와 함께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등 주연급 스타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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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들이 스스로 개런티 삭감을 감수하며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오로지 소더버그 감독 때문. 소더버그는 26세 때 영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신동’소리를 들었던 감독. 지난해에는 ‘트래픽’과 ‘에린 브로코비치’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름으로써 한 해에 두편의 영화를 작품상에 올리는 기염을 토한데 이어 ‘트래픽’으로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더버그 감독은 짱짱한 주연급 톱스타를 다섯명이나 모아놓은 ‘꽃놀이패’를 들고, 1960년 프랭크 시내트라가 주연했던 동명의 2류 영화를 경쾌한 흥행용 오락영화로 바꿔놨다.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이 영화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1위에서 끌어내리며 1억7000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제목에 빗대어 말하자면, 소더버그 감독과 다섯명의 특급 스타들이 모여 만든 ‘오션스 일레븐’은 ‘소더버그스 식스(Soderbergh’s Six)’로 불릴만한 영화인 셈.

수많은 스타 중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스타는 오션역의 조지 클루니다. 오션은 아내 테스(줄리아 로버츠)의 현 애인인 연적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가 소유한 카지노 3곳을 털고 1억5000만달러를 훔치기로 한다. 이를 위해 클루니는 오른팔인 러스티(브래드 피트)와 함께 폭파 전문가, 카지노 딜러, 곡예사, 보안시스템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 모은다.

이들은 12시간마다 바뀌는 6자리 암호를 뚫고 지문 인식 승강기를 탄뒤 지하 200m에 있는 금고실로 들어가 감시 카메라를 피해 음성 인식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금고를 열어야 한다. 여기에 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들까지.

소더버그의 이전 작품에 매혹됐던 팬이라면, ‘왔노라, 털었노라, 튀었노라’ 식의 가볍고 경쾌한 이 오락 영화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락 영화로만 생각한다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단, 전제 조건 한가지. 다섯 명의 톱스타들이 각자 한 명이 주연했을 때보다 다섯 배 이상의 재미를 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라. 1+1〓2 이상이 돼야 시너지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1+1〓1.9 쯤 되니까. 12세 이상 관람가. 1일 개봉.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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