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연예통 이남기 SBS본부장…'대선 TV토론'으로 박사학위

  • 입력 2002년 2월 6일 17시 26분


‘TV 연예프로’의 왕PD인 SBS 이남기 제작본부장이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등 세 후보의 TV 토론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최근 성균관대 언론학 박사 학위 심사를 통과했다.

이 본부장은 74년 TBC TV 제작국 PD로 시작해 SBS 편성국장 예능국장 보도본부장을 지냈으나 보도본부장 재임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TV 연예통’으로 통한다. 이러한 이력의 그는 “거창하게 TV 토론을 소재로 한 논문을 썼다고 했더니 후배들이 토끼눈이 되더라”고 말한다.

논문은 세차례의 TV 합동 토론회에서 세 후보들이 구사한 공격 또는 방어 발언의 횟수와 유형을 텍스트 분석 기법으로 다루었다. TV 토론에 관해 후보자들의 외양적 이미지에 관한 연구는 있었으나 후보들의 토론 텍스트를 분석한 논문은 이례적이다.

세 후보들이 토론에서 보인 공격의 총 횟수는 201회로 김대중 57회, 이회장 53회, 이인제 91회로 나타났다. 이중 이회창 후보가 나머지 두 후보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으며 토론이 거듭될수록 김대중 이회창 양강 구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 후보들은 특히 상대를 공격하는 데 있어서 구체적인 책임을 규명하기 보다 막연히 상대방의 이미지 훼손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빠르고 손쉬운 전략이라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

세 후보들의 방어 빈도는 335회로 공격 횟수보다 훨씬 더 많은 데 이는 후보들이 당시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해명하거나 정당화한 게 많다는 뜻이다.

이 본부장은 “당시 이인제 후보는 김대중 이회창 후보의 각축 속에 심판자의 자세로 토론에 임해 가장 많이 공격하고 적게 방어하는 ‘경제적 효과’를 봤다”며 “TV 토론의 내용 분석만으로도 세 후보간의 득과 실을 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