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PD수첩', 마약사범 단순 범죄자로 봐야 하나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18분


황수정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 가수 싸이의 대마초 흡연 사건 등으로 연말 마약류 사건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마약은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올해 마약류 적발건수는 지난해의 5배나 된다.

6일 방영되는 MBC ‘PD수첩’(밤 10·55)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원인을 짚어보고 마약 수사 및 처벌 방식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이 프로그램은 마약이 한국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 싼 값으로 밀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마약 공급책을 검거하기 보다 공급받은 사범만 단속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지적이다.

마약 사범들은 구속 위주의 단속이 전과자만 양산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 적절한 치료와 후속 조치가 미비된 상황에서 마약 사범을 구속해도 재범 확률이 90%이상 이나 된다는 것이다.

마약 사범들은 구속 당시 중독 상태에 따라 치료 감호소로 보내지기도 하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치료 감호소에서도 이들은 정신 질환자와 함께 수용돼 별도의 진료를 받을 수 없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

이같은 당국의 엄벌주의와 부실한 후속 조치로 마약 사범의 가족들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 어려운 처지에 있는 마약 사범들이 구속되면서 아이들이 고아원에 맡겨지는가 하면 병든 노모가 방치되는 사례도 있다.

최진용 담당 CP는 “마약 사범보다 가족의 고통이 훨씬 더하다”며 “마약 사범을 단순히 범죄자로만 봐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그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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