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옷가게 낸 '클론' 멤버 구준엽 "연예인 접고 새생활"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13분


96년 ‘꿍따리 샤바라’로 가요계를 강타했던 댄스 그룹 ‘클론’의 멤버 구준엽씨(32)가 최근 서울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내고 의류 소매업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11월 ‘클론’의 듀오 멤버 강원래씨(32)가 교통사고로 반신불구가 된 후 낙담 끝에 진로를 바꾼 것이다.

그는 “이제 사실상 연예인의 길을 접었다”며 “압구정동이나 명동에서 문을 열 수도 있었지만 의류업의 바닥에서부터 철저하게 배워 나가고 싶어 이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가 문을 연 곳은 제일평화시장 지하 1층 여성 의류점 ‘안나 프랑크’와 지상 1층의 남성 의류점 ‘앨렌 에이’. 그는 종업원을 따로 두고 있지만 매일 한 차례 들러 소비자들의 경향을 살핀다. 근처 뉴존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의상 디자이너들로부터 패션 감각을 익히기도 한다.

뉴존빌딩의 경비직원들은 “구씨가 가끔 끙끙대며 옷 상자를 나르는 걸 보면 댄스 음악계의 스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정말 건실하고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강씨와 함께 ‘공로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지만 “가요계의 장년들에게나 돌아가는 공로상을 받게 되자 오히려 착잡한 심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경기고 시절부터의 15년 단짝인 강씨가 불구가 돼버리자 “너라도 솔로로 나서라”는 강씨와 주위의 충고를 마다하고 있다.

TV 출연도 될수록 삼가고 있다. “친구가 불구가 됐는데, 저 혼자 무대에 서서 무얼 하겠습니까….”

‘클론’의 활동을 데뷔 시절부터 지켜봐 온 한 관계자는 “구씨가 사실상 팬들에게 고별을 고하기로 하고 조용하게 새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꿍따리 샤바라’가 보여주었던 희망의 메시지처럼 의류업계에서도 희망찬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으며 김건모씨 등의 앨범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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