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MBC 신설 시트콤 엽기-선정적 내용 빈축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21분


이달초 개편과 함께 KBS와 MBC가 각각 신설한 시트콤 ‘잘난 걸 어떡해’(월∼금 오후 7·50)와 ‘연인들’(월화 밤 10·50)이 엽기적이고 선정적 내용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KBS 2의 ‘잘난 걸…’은 8일 방송분에서 강병규 이자영 안형준이 피자를 서로 먹겠다고 방귀 냄새 대결을 벌이거나 비듬을 털어 많이 나오는 사람이 열쇠 고리를 차지하는 등 ‘화장실 유머’로 억지 웃음을 유도했다.

9일에는 여자인 이혜영이 이동건의 부탁으로 초상집에서 강성범의 ‘수다맨’ 노래를 불렀던 것도 엽기적이다.

MBC의 ‘연인들’은 엉덩이 상처 빨아주기나 남자의 성기, 여성의 생리대에 대한 언급 등으로 당초 표방한 로맨스 시트콤과 한참 거리가 있다.

두 시트콤은 여성 출연자들의 아슬아슬한 노출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잘난 걸…’에서 이혜영은 시종일관 팬티가 보일 듯 말듯한 미니 스커트를, 오승현은 속옷에 가까운 에어로빅 의상을 입고 나온다. ‘연인들’의 김지현은 소개팅 자리에서도 가슴이 드러나는 슬립 형태의 원피스를 입고 나온다.

‘잘난 걸…’은 특히 가족 시청 시간대에 편성돼 있어 “식구끼리 민망해서 볼 수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인들’은 MBC 내부에서도 “시청자들에게 말초적 흥미를 제공하기보다 정교한 스토리 전개에 좀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송진흥원 함상규 심의부장은 “두 시트콤이 억지스런 상황 설정과 과다 노출, 선정적 언어 사용 등이 빈번해 제재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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