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 히로뽕 파장 "애들이 뭘보고 배우겠나"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07분


MBC TV의 역사드라마 ‘허준’에서 ‘예진아씨’로 출연해 일반인들 사이에 ‘참한 규수’감으로 손꼽혔던 탤런트 황수정씨(31)가 히로뽕 투약 혐의로 구속돼 일파만파의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백지영의 섹스 비디오’와 탤런트 이태란의 매니저 고소사건 등 연예계 인사들의 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주부 최애승씨(54·인천 부평구 부평2동)는 “TV드라마 허준에 나온 예진아씨를 보고 평소 ‘며느리감 1위’라고 생각해왔으나 TV와 연예인에게 조롱당한 느낌”이라며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연예인들이 우상이나 다름없고 연예인들을 따라하려는 경향도 강한데 이번 일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손봉호(孫鳳鎬·63)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황수정씨는 드라마로 얻은 순수한 이미지 덕분에 억대 CF에 출연했다”면서 “그의 일탈에 시청자들이 갖는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도 15일 황수정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동아일보사의 인터넷 자회사인 동아닷컴 홈페이지에는 “황씨의 사생활이 문란했다는 게 사실이냐. 황씨의 두 얼굴로 인해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황씨를 CF 모델로 내세운 광고계도 관련 대책 마련에 마치 벌집을 쑤신 듯 했다. 황씨가 출연하고 있는 CF는 삼성 래미안아파트와 태평양 마몽드, 롯데백화점 등 3개. 이들은 사건 직후 CF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 계약금의 2배를 물어야 한다는 광고 출연 계약서에 따라 총 15억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황씨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예인의 히로뽕 투약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연예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방송사의 PD는 “연예인이 수련 과정을 통해 프로 의식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 단숨에 스타로 만들어놓는 국내 방송 연예계의 스타 시스템도 간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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