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수목드라마 '新삼국지'…방송3사 팽팽한 균형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8시 33분


KBS 등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가 올해 처음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두주 전부터 수목 밤 9시 50분대에 시작하는 ‘명성황후’(KBS 2) ‘신화’(SBS) ‘가을에 만난 남자’(MBC)가 시청률을 고루 나눠 갖고 있는 것. 마치 솥발처럼 세 세력이 균형을 이루는 ‘정족지세’(鼎足之勢)의 형국이다.

25일에는 세 드라마가 각각 18.6%, 16.3%, 15.2%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나가 20% 이상 치고 올라서면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양상의 원인은 우선 드라마들이 사극(명성황후) 시대극(신화) 멜로(가을에 만난 남자)로 장르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명성황후’가 급속도로 가라앉은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세달전 시작할 때 시청률 30%에 다가간 ‘명성황후’는 최근 주연 이미연의 기대에 못미치는 연기와 맥풀린 스토리로 내려가다가 급기야 20% 아래로 떨어졌다. KBS측은 “극을 이끌어야 할 이미연이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래시계’의 김종학 PD가 맡은 ‘신화’는 김 PD 특유의 선굵은 연출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특히 태하(박정철)와 서연(김지수)이 만들어내는 애증은 ‘모래시계’의 고현정 최민수 콤비를 떠올리게 한다. ‘신화’측은 들끓는 눈빛을 보여주는 신인 박정철의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 남은 6회안에 ‘명성황후’를 넘어서겠다고 벼른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가을에…’의 선전은 더욱 눈에 띈다. MBC가 창사 40년 특집으로 방송중인 월화극 ‘상도’가 12%를 밑도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가을에…’는 이혼한 남녀의 뒤늦은 사랑과 늦가을 감성을 느리게 전개시키면서 20대 중반 이상의 시청자를 끌었다. 도회적 영상과 재즈풍의 음악은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와 뚜렷히 구분되는 요소다.

‘가을에…’의 이창순 PD는 “세 드라마의 컨셉트와 시청층이 서로 달라 자기 고유의 색깔을 얼마나 잘 빚어내는가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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